[시카고 사람들] “사계절 분명한 시카고서 창조주 섭리 느껴”
임문순 ‘천국 열쇠 교도소 선교회장’
그는 1988년 시민권자인 남편(임홍빈)과 결혼, 시카고에 도착했다. 남편의 형수가 당시 부천역곡감리교회에 함께 다니며 유치부 교사를 하고 있던 임 회장을 손아래 동서감으로 소개한 게 인연이 됐다.
이민 생활 초기 남편과 함께 인디애나 개리 등지서 중국식당과 주유소 등을 운영했는데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사업이 모두 망했다. “공교롭게도 주일날 일을 해야 하는 직종이어서 그런지 모두 잘 안 됐어요.”
이후 시카고에 있는 선물용 성냥 공장에서 5년간 일을 한 그는 1999년 서부 서버브 컨트리사이드에 드랍오프 세탁소를 오픈했다. “하나님의 선물이었죠. 생활도 안정되고 교회, 여선교회 일에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예요.” 그는 한인연합감리교회 여성연합회 회장을 4년간 지내고 전국 연합회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13년 새로운 전기가 찾아왔다. 1년에 한 차례 열리는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 여선교회 전국 훈련에서 교도소 선교를 알게 된 것. 어린 시절부터 전도와 선교에 대한 남다른 사명을 갖고 있던 그는 기도 중에 “하나님 말씀을 재소자들에게 보내면 어떠냐”는 응답을 들었다고 했다. 2015년 1월부터 재소자들에게 ‘예수님으로 인해 회복되는 삶’이란 주제로 한글과 영어로 된 우편물을 매주 발송하기 시작했다.
영어 번역을 도와주는 LA 김 헤레나 권사 등의 도움과 참여에 힘입어 처음 125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천국 열쇠’ 선교는 현재 390명으로 수신자가 늘었다. 그 동안 편지를 보낸 전체 수신자는 700명을 웃돈다. 후원자도 55명으로 많아졌다.
“힘들다고 느끼거나 좌절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일을 하면서 오히려 지혜와 능력이 더 발휘되는 듯합니다.” 뉴저지 주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인 최 모씨는 ‘천국 열쇠’ 편지를 받은 후 감화돼 ‘전도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기 시작했으며 교도소에서 번 수입의 일부를 꼬박꼬박 십일조로 보내오고 있다고 전했다.
롬바르드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슬하에 딸 2명을 뒀다. 큰딸은 결혼해서 시카고에 살고 있고 작은딸은 뉴욕에서 직장 생활 중이다. 그는 이제 한국에서 산 시간보다 시카고에서 지낸 시간이 더 길어졌다. 시카고의 분명한 4계절을 통해 창조주의 섭리를 더 절실히 깨닫는다는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한 명에게라도 더 말씀을 전하는 게 본업이고 생활의 전부”라고 말했다.
노재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