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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칼럼]쫓기는 아이들

권미경 박사 / 홉스프링 아동가족 상담소

흔히들 한국에서는 “스펙을 쌓는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 말은 주로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쌓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스펙 쌓기에 열중해야 하나요?

그것은 아마도 경쟁 관계에서 이기기 위해서일 겁니다. 그러한 스펙의 기준은 날이 가면 갈수록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높아진 스펙 쌓기를 따라가야 하는 사람들의 긴장과 불안 수준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도 나타납니다. 자녀의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많은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학업에서의 월등한 성취를 기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마치 “작은 어른”인 마냥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자녀들의 일상생활이 학교 시간 이외에도 각종 레슨이나 팀 스포츠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혹자는 부모를 자녀의 “매니저”라고 부를 만큼, 우리 아이들의 생활은 부모가 짠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슬픈 현실 속에 살고 있습니다. 1980년대 초 심리학자 데이빗 엘킨드는 이미 쫓기는 아이 신드롬(Hurried Child Syndrome)이라는 용어를 통해 부모들의 지나친 기대에 맞춰진 스케줄에 살아가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바쁜 스케줄은 자녀들은 물론 부모들을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지치게 만듭니다. 또한, 많은 부모와 자녀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녀의 레슨이나 특별 활동을 위해 차 안에서 또는 거리에서 보냅니다. 따라서, 이러한 바쁜 라이프 스타일은 부모들에게 스트레스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 또한 많은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줍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쫓기는 아이 신드롬”과 쫓기는 라이프 스타일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요인이며 더욱 심해지면 우울증까지도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상담 치료에서 부모들의 지나친 조기 교육 또는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로 자녀의 불안감과 우울증이 야기되는 아이가 심리적인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우리의 아이들이 “아이들”이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다시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실컷 놀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놀이 시간은 부모나 다른 타인에 의해 짜여진 놀이활동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 신나게 노는 그러한 놀이시간입니다. 앞마당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놀거나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등의 놀이시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놀이를 통하여 아이들은 문제 해결력을 배우고, 상상력을 발달시키며, 의사소통력을 배웁니다. 아동중심의 놀이는 매우 중요한 가치와 치료적인 힘을 가졌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놀이치료를 통해 심리적인 상처에서 회복되는 이유도 바로 이 놀이의 가치와 치료적인 힘 때문입니다. 이제, 부모인 우리는 “놓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나친 경쟁 사회에서 특별한 활동들로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위해 부모인 우리들은 주어진 임무를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우리의 자녀들이 그들의 행복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그만 놓아둡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의 행복을 찾을 힘을 이미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그만 놓아둡시다. ▷문의: 703-957-8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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