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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길이 더 힘들더라구요"

'북 인권상황' 알리며 자전거로 미 대륙횡단 이우범씨

“나홀로 자전거 횡단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미국에 대해 우선 모르니깐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것 같습니다.”

여행의 동반자 없이 나홀로 자전거 여행을 통해 45일만에 미 대륙 횡단에 성공한 이우범(27)씨. 한국외국어대 재학중 올 1월 교환학생으로 미주리대(University of Central Missouri)에서 수학중인 이씨의 말이다.

 그가 LA에서 자전거 대륙횡단을 시작한 날은 지난 5월 10일.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 13개주를 통과하고 3230마일(5198km)을 주파한 지난달 23일 목표지점인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45일간의 기나긴 여정중 변덕스런 날씨는 복병중의 복병이었다. 어느날에는 섭씨 38도에 달하는 가마솥 불볕더위속을 새카맣게 타면서 헤쳐나가야 했고 로키산맥을 지날때에는 섭씨 0도의 날씨에 눈 속을 뚫고 나가야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자전거는 때때로 고장이 났다. 9번의 타이어 펑크가 날때마나 임시 방편으로 직접 때우고 고치기도 했다. 대륙횡단 중 4번이나 타이어를 교체해야 했다.

 혼자 여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역시 외로움이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있다는 것, 집과 먹을게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일상의 행복을 깨우친 것외에 더 큰 소득이 있다면 역시 마음의 깊이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자전거 횡단을 시작하고 20일쯤 캔자스주를 통과했다. 가도 가도 똑같은 길을 1주일 달리면서 무지 힘들었다고 한다.

 “평평하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을 몰랐습니다. 오히려 사막을 지나는 것이 더 편할 정도였으니까요. 살면서 그저 순탄하고 평탄하다는 것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지요. 인생에 굴곡이 있어야 삶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이번 여행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무모하리만치 과감한 그의 자전거 대륙횡단은 어렸을적 본 영화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무작정 뛰면서 미 대륙을 횡단하는 ‘포레스트 검프’의 잔상이 그의 의식을 일깨웠다고 덧붙였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비록 자신의 삶을 일깨워가기도 했지만 한국의 현실을 알리는 일도 병행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북한의 핵 밖에 모르지만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 유린 실태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 씨는 한국내 한 북한인권단체로부터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현황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만나는 미국 사람들에게 전해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4학년생으로 1학기를 남겨뒀다는 그.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친척의 집에서 여독을 풀고 있는 이 씨는 장래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번 횡단도전도 비전을 세우고 싶어서 한 것이기도 하다. 정부쪽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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