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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소문의 폐해와 말의 품격

한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즐거움 중의 하나가 가볍게 나누는 잡담일 것이다.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어 긴장된 몸을 이완하고 경직된 마음을 부드럽게 해서 다시 일하게 하는 힘이 잡담에는 있다. 그래서 한인들은 휴식 시간에 옹기종기 모여 가벼운 눈인사를 하며 개인 이야기, 회사 이야기도 한다. 1시간을 일하고 5분 정도 여유 시간을 가지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한다고 한다.



저녁에는 동료들과 함께 맥주 한잔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하루의 수고를 풀기도 한다. 회사 동료들의 주된 화제는 회사 일이다. 관심과 걱정을 갖고 회사 일을 이야기 한다.





직장은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많이 배운 사람, 조금 적게 배운 사람, 인간성 좋은 사람, 나쁜 사람, 허풍 떨며 일하는 사람, 묵묵히 일하는 사람 등등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이 자리를 같이 하고 조금 긴장감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말들이 많아지게 된다. 대화 기법에 다소 문제가 많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같은 사람을 두고도 이래 저래 말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가볍게 던진 조약돌이 호수에 떨어져 작은 물고기가 다치기도 하는 법이다.



잡담 자리, 가벼운 술자리에서 나온 소문이 크게 와전돼 한 사람을 매우 힘들게 하기도 한다. 다리가 없는 소문이 살아 돌아다닌다. 바람에 날려 다니는 모양이다. 소문을 들은 사람이 그 소문 자체를 사실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국 속담에 소문이 살아있는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내가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은 일에 대해 그냥 들려온 소문 만으로 넘겨짚어 사실인 양 받아들이고 나아가 소문을 퍼트리는 것에 재미 들인 사람들이 있다.



직장 내 소문을 추적해보면 대부분 증폭되어 왜곡 재생산된 것이 많다. 술자리에서 “이 회사는 너무 일이 많아”하며 약간 푸념한 것이 “이 회사는 망해야 해”로 증폭된다. 이런 소문에 희생되는 동료들이 많다. 소문을 정보인 양 상사에게 말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잡담이나 술자리에서 말을 아껴야 한다. 들은 이야기는 확인되기 전에는 전달하지 말아야 한다. 들은 내용에 살을 붙여 재생산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말은 입안에서 나오는 순간 내 것이 아니다. 송년회 등 행사가 많은 12월, 말의 품격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김류다 / 라크레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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