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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마저 남기지 못하고 떠나는 삶

[황상호 기자의 NGO 현장]
가주한미포럼 위안부 합동 추모제
작년 한해 피해자 할머니 8명 떠나
"역사 교육 통해 과거 잊지 말아야"

지난달 29일 글렌데일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2018 연말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왼쪽에는 아흔 넘는 나이에 일본 제국주의 역사책 '일본의 죄악사'를 쓴 조찬선 목사, 오른쪽은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대표다. 김상진 기자

지난달 29일 글렌데일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2018 연말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왼쪽에는 아흔 넘는 나이에 일본 제국주의 역사책 '일본의 죄악사'를 쓴 조찬선 목사, 오른쪽은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대표다. 김상진 기자

영정 앞 향불이 말간 하늘에 가 닿는다. '김 아무개 할머니' '임 아무개 할머니' 사진 없는 영정에는 이름 석 자마저 제대로 남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가주한미포럼(대표 김현정) 주최로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앞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2018 연말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상주 역할을 한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제단을 설치하고 꽃바구니로 주변을 꾸몄다.

지난해 숨진 위안부 피해자는 이귀녀(12월), 김순옥(12월), 하점연(10월), 김복득(7월), 최덕례(4월), 안점순(3월), 김아무개(2월), 임아무개(1월) 할머니다. 고 김순옥 할머니 등은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정기 수요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등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적극적인 운동을 펼쳤다.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25명이다.

이날 102세의 조찬선 목사가 70대 제자의 부축을 받아 처음 글렌데일 소녀상을 찾아왔다. 이화여대 교목 등 한국과 미국에서 목회자로 활동했던 그는 지난해 일본제국주의 역사를 비판하는 책 '일본의 죄악사'를 펴냈다. 조 목사는 "일본은 독일 나치보다 더 많은 학살을 저지르고도 제대로 된 사과가 없는 나라"라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동안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아흔이 넘는 나이에 펜을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추모제는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방식으로 각각 진행됐다. 김요한 신부는 박노해의 시 '그 겨울의 시'를 낭독하며 "한겨울 장터 거지부터 뒷산 노루까지 걱정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갖고 살자"고 말해 참석자들에게 울림을 줬다.



이날 행사에는 '행동을 위한 아시안 진보 네트워크(progressive asian network for action)'와 미주민주참여포럼 등 진보단체와 직장인, 고등학생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미 서부 여행을 왔다가 가족과 함께 추모제에 참석한 김나영씨는 "(할머니들께서) 그동안 아프고 고되셨을 텐데 이제 편히 가셨으면 한다. 나머지는 이제 후손의 몫이다"라고 추모했다. 한 여고생은 "전쟁을 겪어보지 못해 그 아픔을 다 헤아릴 수 없다. 이렇게 이 자리에 오니 역사를 꼭 잊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미주민주참여포럼 최광철 대표는 "일본의 제대로 된 역사 반성이 없다. 일본 제국주의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아시아인에 대한 인권 탄압이었다"고 말했다.

추모제는 참석자들의 자유발언 등 2시간여 진행됐다. 김 대표는 "역사 교육이 가중 중요한 추모"라며 "학교 교사들이 교실에서 위안부 역사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많이 알려달라"고 강조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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