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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대기업 집중, 아마존 효과

매년 8월말이면 국제금융시장과 언론의 이목이 와이오밍주의 티톤 국립공원에 위치한 잭슨홀에 집중된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세계경제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열띠게 토론하는 잭슨홀 회의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잭슨홀 회의는 캔자스시티 지역 연준 주최로 잭슨호 로지(Jackson Lake Lodge)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에는 아마존, 인텔 등 기업의 고위임원들까지 참여해 그 어느 해보다 현실감 있는 논의가 이루어 졌는데 필자도 현장에서 이를 목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금년 회의 주제는 대기업 시장지배력의 확대와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대별되는 시장의 구조변화가 경제정책에 주는 시사점이었다. 두 가지 시장구조의 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 내용을 정리하고 향후 경제의 모습을 예측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첫째, 지난 수십 년간 소수의 대기업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이득을 창출한 반면 중소기업들은 더 힘들어졌는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 매출이나 이익 등이 소수 기업으로 쏠리는 산업집중 현상은 이론적으로 반독점정책의 완화나 진입규제의 강화로 기업간 경쟁이 약해지는 경우 기존 선도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향유하면서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원이 비효율적인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떨어지고 정부의 개입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MIT대의 리넨 교수는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정반대의 분석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의 산업집중도 심화는 세계화와 기술발전으로 기업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생산성이 낮은 기업에서 높은 기업으로 이익이 옮겨가면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다 많은 자원이 효율적인 기업에 집중되기 때문에 경제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정부의 개입 필요성도 크지 않을 수 있다.

세계화로 국가간 경제장벽이 허물어지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각종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면서 국가간,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는 점에서 리넨 교수의 연구결과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화와 기술발전이 계속되는 한 생산성이 높은 소수 기업에 매출, 이익, 고용 등이 집중되는 산업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겠으나 소득 불평등 문제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아마존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변화는 제품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버드대의 카발로 교수는 지난 수년 간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업자간 경쟁이 격화되어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매판매가격을 과거보다 빈번하게 조정하고 동일한 제품은 지역과 상관없이 거의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정보가 실시간 공유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조그만 가격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개별 제품가격은 물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소비는 가격이 저렴하고 편리해 향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소규모 오프라인 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가 측면에서는 아마존 효과로 인해 경기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약되는 추세가 나타나겠지만 환율, 원자재가격 등 전국적인 비용요인의 변화가 온라인 제품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면서 단기적인 제품가격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대기업 집중 현상과 아마존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기업경영과 정부정책의 여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변화를 적절히 수용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긴요할 때다.


이홍직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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