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귀향
하루 일을 마치고 매일 저녁집 앞에 심어놓은 고향의 가을로 돌아간다.
세탁 기계 위에 첩첩이 앉은 먼지를 닦아낼 때
서울 하늘 가득 채운 미세먼지를 걷어낸다.
카운터가 손님의 불만으로 소란스러워 질 때
좌우의 날 선 아우성을 뜨거운 스팀으로 누른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구겨짐이 사라진다.
종일 벗겨낸 오염이 땅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어깨로 받아낸다.
줄자로 바지 단을 잴 때 고단함의 두께를 얹는다.
매일 저녁 귀향이다.
이제는 고향보다 더 고향 같은 뉴욕의 하늘 아래로
함께 이민 온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최양숙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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