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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SF 로웰고교서 21년간 한글 가르친 조아미 교사 은퇴

1993년 한국어반 첫 개설때 부임

문화도 전수… 1000명 제자 길러





“한글을 통해 ‘동방예의지국’ 한국의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노력했어요. 그동안 나에게 배운 1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한국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면 그것으로 만족이지요.”

명문 공립고교인 샌프란시스코 로웰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쳐온 조아미 교사가 21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감하고 지난달 30일 은퇴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어반 교실에서 만난 조교사는 인성 교육의 부재 속에서 혼란을 겪는 미국 청소년들에게 한글과 더불어 한국의 근본 정신인 예의와 배려심을 가르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를 나와 독일 프라이브르크대에서 독어독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동대학 박사 과정중 남편 조명삼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조교사는 SF 코리안센터(원장 장용희)에서 처음 한국어를 가르쳤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 통합교육구의 후원으로 로웰고에 한국어반이 개설됐을 때 교사로 임용돼, 당시 초·중·고급 3개반으로 구성된 57명의 학생들을 시작으로 한국어반을 운영해 왔다.


2010년까지는 독일어 교사도 병행했던 조교사는 예산부족으로 독일어반이 폐지된 이후론 한국어반만 담당했다.

외국어로서의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 교육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한 조교사는 “수업중 학생들과 비빔밥, 김밥 등 한식을 같이 만들어 먹으며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가르치니 한국어 습득 속도도 빨라지더라”고 노하우를 전해주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이중언어 능력을 배경으로 전문직을 갖게 되거나 한국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는 조교사는 “졸업후 10여년만에 만난 한 중국계 제자는 한국어를 나보다 유창하게 구사해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고비도 겪었다. 지난 2004년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에 따라 수강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한국어반이 존폐 위기에 처했었던 것.

그는 “당시 한국어 과목 수강생은 15명 내외로 등록 학생수가 역대 가장 적었고 교내 자체 재정도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한인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인사회 전체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나서 기금모금 운동은 물론 장학금 혜택 등을 내걸고 한국어반 수강생을 모집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부활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때 한인사회가 보여준 성원을 기반으로 탄력을 받은 로웰고 한국어반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5개반에 121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조교사는 “교단은 떠나지만 한국어를 한 자라도 더 배우려던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유경 기자 quuee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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