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남성 폐경기' 정말로 있을까?

[뉴스위크]테스토스테론 수준이 감소하면 성욕 감퇴, 근육량 감소가 일어나기도 한다.


50대 말의 남성. 막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서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들여다본다.
매일 아침 하는 일이다.
단지 오늘은 허리 양쪽에 한동안 존재해왔을 군살을 처음으로 눈여겨본다.
한때는 우람했던 가슴 근육도 지금은 약간 아래로 처졌다.




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활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섹스에 보였던 관심도 줄었다.
왠지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늘었다.
친구들은 내가 옛날보다 화를 잘 낸다고 말한다.
그냥 노화의 증상일 뿐일까? 잘 먹지만 운동이 부족한 생활방식의 불가피한 대가일 뿐일까? 또는 어떤 치료책이 필요한 모종의 의학적 상태인가?

이른바 '남성 폐경기'에 들어섰을까? 그런 표현을 들어보긴 했다.
하지만 정말로 남성에게도 폐경기가 있을까?

여성처럼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성호르몬 수준의 하락을 겪는다.
그러나 남성은 이런 변화의 속도에서 여성과 사뭇 다르다.
여성의 경우 주된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성인기의 대부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50세쯤 되면 5년에 걸쳐 급격히 줄어든다.


에스트로겐 수준 저하는 폐경기의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야기한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월경의 중단이다.
여성이 폐경기에 들어섰을 때 본인이 이를 감지하기는 어렵지 않다.


남성의 경우는 변화가 훨씬 더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남성의 주된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이르면 30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몇 년 사이에 급감하는 대신 매년 아주 조금씩(약 1%씩) 여생 동안 줄어든다.


이 변화는 너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수십 년 뒤가 아니면 많은 남성이 그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50세의 미국 남성 중 10%의 테스토스테론은 낮은 수준이다.
70세의 경우엔 절반 이상이 테스토스테론 결핍이다.


점진적으로 낮아진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여성의 낮은 에스트로겐 수준과 같은 방식으로 남성에게서 어떤 증상들을 야기할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감지하기가 매우 어려울지도 모른다.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극도로 떨어진 특정한 (그리고 희귀한) 의학적 조건에 처한 남성은 근육량 감소, 뼈의 강도(剛度) 약화, 체지방 증가, 활력 감퇴, 성적인 관심 감소, 발기부전, 짜증, 우울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희귀한 상태에 처한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으로 그런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일이 가능하다.


그러나 평균적 남성의 경우 그런 증상들과 테스토스테론 수준을 연결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또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낮은 남성들 중 누구에게서 치료 효과가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일도 어렵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테스토스테론 부족을 연상시키는 증상들을 야기하는 의학적 조건이 여러 가지다.
알코올 과용, 갑상선과 여타 호르몬 계통의 장애, 간과 콩팥의 질환, 심장병, 만성적 폐질환 등이 모두 비슷한 증상들을 일으킨다.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완벽하게 정상인 남성도 우울증 때문에 비슷한 증상들을 겪는 경우가 있다.


둘째, 혈액 속의 일부 테스토스테론은 '활동적'이지만 다른 테스토스테론은 비활동적이다.
테스토스테론 부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바로 활동적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낮을 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전체' 테스토스테론 수준만 검사한다.


셋째,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같은 연령의 남성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매우 크다.
테스토스테론 부족 증상이 없는 남성의 대다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넷째,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하루 중에도 오르내리는 변화가 있으며 건강한 남성들 사이에서도 그 편차가 크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무엇이 '정상적인' 테스토스테론 수준인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가장 곤혹스러운 측면은 남성들이 테스토스테론 부족 증상을 매우 다양한 수준에서 겪는다는 점일 듯하다.
예컨대 일부 남성은 활동적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낮아 보이는데도 그런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활동적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정상'인 듯한 남성들 중 일부에게선 오히려 그런 증상이 나타나며 이들은 테스토스테론 요법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이런 복잡한 측면에도 불구하고 테스토스테론 부족에서 비롯되는 증상들은 50세를 넘는 남성들에게서 분명히 나타나며, 따라서 진단과 치료도 가능하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미국 남성은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가 향후 25년간 진행되면서 그 수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테스토스테론 부족과 관련된 듯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일 50세를 넘어서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를 찾아가라. 의사는 먼저 그런 증상들이 다른 요인들 때문에 발생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른 요인이 없다면, 의사는 혈중의 전체 테스토스테론 수준을 측정해야 한다.
그런 검사는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가장 높아지는 오전에 해야 하며, 정확성을 기하려면 적어도 두 번 검사해야 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당 400나노그램(ng/㎗)을 초과하면 테스토스테론 부족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런 증상들은 다른 데 원인이 있다.
전체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200ng/㎗ 미만이면, 명백히 테스토스테론 부족이다.
검사 수치가 그 사이에 있다면, 즉 200-400ng/㎗이면 테스토스테론 부족일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점은 활동적 테스토스테론 수준을 측정해 봐야 한다는 점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어느 정도일 때 치료 효과가 있을까? 증상들이 나타나고, 전체 혹은 활동적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극히 낮다면 치료시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0-400ng/㎗인 경우는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증거가 덜 명확하다.
연구마다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 요법에 위험은 없는가? 일부 환자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TRT)은 수면시 무호흡증(sleep apnea)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혈구의 수를 증가시켜 응혈.심장발작.뇌졸중 발생 위험을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


TRT의 가장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전립선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이다.
전립선 비대증(BPH)과 암은 모두 테스토스테론과 관련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테스토스테론 수준 증대는 BPH 발생 확률을 높이며, 전립선암의 진행을 촉진하기도 한다.
물론 TRT를 받는 남성들에게서 전립선암 발병 빈도가 높아졌다는 단기적 연구 결과는 없다.
하지만 전립선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200-400ng/㎗인 많은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 요법의 혜택과 위험은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많은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테스토스테론 처방전이 230만 건 이상 쓰여졌다.


그 대다수는 50-65세 남성 환자들이었다.
그러나 65세를 넘는 남성이 심각한 테스토스테론 부족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다시 말해 65세 이하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과다사용하고 65세를 넘는 남성은 과소사용한다는 얘기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와 있다.
미국에서 가장 흔히 이용되는 보충제 형태는 패치.겔.근육주사다.
패치와 겔은 사용하기가 쉽고, 피부를 통해 테스토스테론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혈액에 공급한다.


그러나 패치는 피부 염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고, 겔은 흡수가 느리고 곰팡내를 남기기도 한다.
근육주사는 의료시설을 갖춘 환경에서 2-4주마다 맞아야 하는데, 이는 대다수 남성에게 불편한 일이다.
게다가 근육주사는 맞은 뒤 혈구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며, 몇 주 뒤에는 비정상적으로 줄어든다.
또 일부 남성은 다음번 근육주사를 맞기 전까지 테스토스테론 결핍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20년 전에는 테스토스테론 알약이 인기를 끌면서 테스토스테론 보충제의 광범한 사용을 자극했다.
그러나 알약은 간 손상과 간 종양을 야기한다고 밝혀진 뒤 시장에서 퇴출됐다.


그 뒤 보다 새롭고 안전한 테스토스테론 알약이 개발돼 유럽에서 시판된다.
적절한 안전검사가 실시되고 나면 미국에서도 시판될 듯하다.
덧붙여 말하자면, 선택적 안드로겐 수용체 조절인자(SARM)라고 불리는 새로운 호르몬제제가 현재 개발 중이다.


SARM은 테스토스테론을 닮았지만 전립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볼 때 SARM은 전통적인 테스토스테론 요법의 혜택을 제공하면서도 TRT의 잠재적 부작용을 상당히 줄여준다.


의사가 테스토스테론 요법을 처방했을 경우, 1회 투입량은 증상 완화라는 기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또 의사는 정기적으로 환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준을 측정해야 한다.


그 수준이 너무 높아져 위험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환자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혈액 테스트를 받아 간.혈액.전립선에 잠재적 피해가 가지 않는지 관찰해야 한다.


아울러 환자와 배우자는 수면 무호흡증 발생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평소와 달리 코를 고는지, 낮에 졸음이 오는지, 그리고 수면시 숨을 쉬지 않는 시간이 10초 이상 지속되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수면시 무호흡증은 TRT의 잠재적 부작용 중 하나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우리가 '남성 폐경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든 않든, 일부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결핍 때문에 성가시고 심각한 증상들을 겪는다.
불행하게도 의학계는 여성 폐경기보다는 남성 폐경기에 관해 아는 바가 적다.


그러나 이제 관심이 증대되고, 미국에서도 테스토스테론 알약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 같은 지식 격차는 축소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전립선 크기도 축소되기를 바랄 뿐이다.


(필자 페더먼과 월포드는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교수다.
남성 폐경기와 남성 건강에 관한 추가 정보를 얻으려면 health.harvard.edu/newsweek를 참조하라.)

DANIEL D. FEDERMAN, M. D. , GEOFFREY A. WALFORD, M. D.

장병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