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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코로나19 박멸 선언

“천연두로부터 자유를 얻었다는 사실을 엄숙하게 선포한다. 공공의료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성취다. 세계 모두가 힘을 모아 인류 진보를 향한 또 다른 초석을 쌓았다.”

1980년 5월 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천연두 박멸 선언문의 일부다. A4 반장 분량으로 짧지만, 문장 곳곳에선 자부심이 읽힌다. 그도 그럴 게 이집트 람세스 5세부터 백범 김구까지 수천 년 동안 인류를 괴롭히던 천연두가 사라졌다고 하니 타자기 앞에 앉은 선언문 작성자도 감격에 겨웠을 터다. WHO가 천연두 박멸 프로그램을 가동한 게 58년이니 선언까지 22년이 걸렸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인류가 박멸을 선언한 바이러스 질병은 천연두에 멈춰 있다. 뒤집어 보면 여전히 많은 바이러스가 인류와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다. 방역당국이 7차 감염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전례를 찾기 힘든 코로나19의 강력한 전파력에 대한 비밀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스파이크 구조를 분석해 사스(SARS)보다 최대 20배 더 인간 세포에 잘 달라붙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스파이크를 개량한 코로나19는 반년 만에 세계 정복을 앞두고 있다. 5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214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인간의 관점에선 인체를 숙주로 삼는 코로나19는 단순하고 무식한 생명체다. “정말 잔인한 바이러스(정은경 본부장)”란 평가가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인간의 관점일 뿐이다.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단순하고 효율성이 높고 가성비가 좋은 생존 전략은 없다.

따져보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는 언제나 불리하다. 상대방에겐 정쟁도 빈부 격차도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만 고민하는 그들을 박멸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우리가 판판이 깨지는 이유다.

인류는 코로나19박멸 선언에 나설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스마트폰 생중계를 통한 코로나19 박멸 언택트 선언을 WHO에 제안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승리를 이제는(?) 사라진 코로나19 앞에서 엄숙하게 선언하면 어떨까.


강기헌 / 한국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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