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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배우며] 꼬리 달린 별을 본 사람들

꼬리가 달린 별 해일-밥 혜성이 저녁마다 서쪽 하늘에 보이던 1997년 3월 25일 아침에 텔레비전 뉴스가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샌디애고 큰 주택에서 여자 21명 남자 18명, 모두 39명의 집단 자살한 시체가보였다. 까만 새 등산화, 까만 바지와 저고리에 자주색 보자기로 얼굴과 상체를 덮고 반듯하게 누어있는 39 구의 시체의 팔에는 “하늘 문 여정 팀” 이라는 팔지가 있었고, 그들 머리맡에는 간단한 여행 가방 하나씩이 놓여있었다.

1996년 5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육안으로 보이던 꼬리가 달린 별 해일-밥 혜성은 그 밝은 빛의 꼬리 때문에 그리고 하늘 문 교도들이 별 꼬리에 숨겨진 비행체를 타고 천국에 가는 준비로 자살한 사건 때문에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저녁이면 해일-밥 혜성을 보게 만들었고 나도 그들 중에 한 명이었다.

혜성(comet)은 얼음과 암석질의 먼지 덩어리로 큰 것도 있지만, 보통 산만한 덩어리의 천체로 괴도를 따라 태양 가까이 왔을 때 혜성의 개스이온과 태양빛에 의해 꼬리가 보인다고 한다. 그들의 태양 중심의 공전괴도가 다양해서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거리에 나타나는 주기가 3년 정도에서 수 백 년이 걸리는 것도 있고, 핼리스 혜성은 75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1682년 영국의 에드워드 핼리가 발표했다.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꼬리 달린 별이 나타났을 때 그때 사람들의 반응한 기록이 많다.

기원전 240년 중국 황실의 황후가 사망했을 때 꼬리 달린 별이 보였고, 꼬리 달린 별이 황후 사망의 원인 일뿐 아니라 국가와 세상에 재앙을 가져왔다고 한 기록이 있다.



1066년 영국의 에드워드 칠세 가 왕위에 오른 후 왕위 전승의 약속을 안 지켜 노르만디의 윌리암이 전쟁을 일으켜 에드워드를 참살 할 때, 날카로운 칼날처럼 보였던 꼬리가 달린 혜성이 나타났다. 그들은 하늘에 보이는 날카로운 칼날은 부정에 대한 하늘의 가차없는 징벌이라고 기록했다.

1222년에 징기스칸이 몽골의 이웃나라들을 말발굽 아래 짓밟아 정벌할 때 꼬리 달린 별이 서쪽 하늘에 나타났다. 서쪽에 나타난 꼬리 달린 별을 정벌 영역을 서쪽으로 넓히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로 유럽을 정벌했다는 기록도 있다.

1908년 6월 30일 시베리아 스토니 텅거스 강 골짜기에 혜성이 떨어져 주변에는 밀림들이 성냥가치처럼 쓸어져 날리고, 진동과 굉음이 천지를 아득하게 했다는 기록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시베리아에 떨어진 혜성은 아주 작은 것이며, 그런 혜성은 평균 2000년에 한 개씩 떨어진다고 했다.

수백만 년 전에 커다란 혜성이 떨어져 지구와의 충돌에서 일어난 먼지가 대기층을 채워 햇볕을 차단한 몇 년 사이에 공룡들이 멸종했다는 가설도 있다. 종말론을 믿는 사람들 중에는 지구의 종말은 천체와의 충돌에서 올 것으로 믿는 자도 많아졌다고 한다.

해일-밥 혜성이 저녁마다 보이고, 천국 문 교도들의 집단 자살 사건이 일어난 그때 천국 문 교도들에 대한 기사가 수없이 많았다. 천국 문 교도들의 특징은 인터넷을 통해서 접촉하고 포교한 기독교의 이단으로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두 증인이 그들의 지도자라고 했다고 한다.

“세상을 조금만 살아보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안다. 잠깐인 이 세상 후엔 영원한 천국에 간다고 성경은 말한다. 고통이 없는 천국을 열망하는 것은 우리 전부의 꿈이다.” 전에 천국 문 교도였다가 이탈한 딕 조스린이라는 젊은이가 텔레비전 인터뷰에 나와서 얘기했다.

“그렇지만 자살이란 죄라고 성경에도 말하지 않는가?‘” 기자가 물었다.

“천국 문 교도들은 자살을 자살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곤충의 변신처럼, 저 높은 곳을 가기 위한 잠깐의 변신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 세상에서 34해를 살았다. 그런데 이 세상은 나를 위해 아무것도 없었다. 영원한 행복이 기다리는 문이 있다면 나도 들어가고 싶다.” 전에 천국 문 교도의 한 사람이었던 한 중년의 여자가 나와 말했다. 천국 문 교도들의 집단 자살 보고 다음에도 3명이 더 자살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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