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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베이비 샤워 파티

봄의 훈풍과 함께 초청장을 받았다. 특이한 초청장이다. ‘베이비 샤워’에 와 주십사하는 것이다. ‘Baby Shower Party’라. 딸들을 시집을 보냈으니 ‘브라이달 샤워’ 하는 것은 몇 번 봤으나 베이비 샤워에 초청받은 것은 처음이다.

참석해야 할 것인가 정중히 거절해야 할 것인가 며칠을 고심하다, 내가 결혼주례를 해주며 축복해주었던 가정이니 참석하기로 했다.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서 파티장소로 찾아갔다. 아내와 나는 태어날 아기와 그 가족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좋을까. 복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등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였다. 나이 든 사람이 너무 초라해도 안 되고 또 너무 튀어나게 복장을 해도 안 되기 때문이다. 파티 장소는 한적한 교외에 있는 미국 교회 건물이었다. 넓은 다목적용 공간을 주인공의 친구들이 여러 장식품을 갖고 와서 파티장을 그럴싸하게 꾸몄다. 가장 특이한 것은 파티장 중앙에 신생아기의 턱받이를 20여 개 걸어 놓은 것이었다.

‘베이비 샤워’ (baby shower)는 시집갈 처녀가 신부가 되기 전에 하는 ‘브라이달 사워’에서 유래했다 한다. 아기 엄마가 될 임산부의 친한 친구들이 준비하고 친지들을 초청한다. 참석하는 사람들은 육아에 필요한 필수품을 갖고 참석하며 순산을 기원하고 태어날 아기를 축복한다. 음식을 나누며 해산을 앞두고 걱정과 두려움이 많을 산모를 편안하게 해 준다. 또한 육아의 지혜를 나눈다. 인생사 중에서 의미 있고 필요한 파티라고 생각된다. 생명을 잉태하여 10개월 동안 곱게 키워오다 때가 차서 자기의 분신을 이 세상에 내 보내는 그 성스러운 기적의 순간을 준비하고 기념하는 것이다.

한 가정이나 사회집단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때 주위 사람들이 기뻐서 선물을 준비하고 축하하는 일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이 아니라 출산 후 여러 달 만에 베이비 샤워를 하기도 했다. 신생아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현대식 베이비 샤워는 2차 대전 이후 베이비붐 때부터 시작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젊은이들이 가정을 이루고 많은 아이가 태어나자 생일잔치와 같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고, 음악과 함께 재미있는 게임도 한다. 이번 베이비 샤워 게임은 아기 턱받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테이블 별로 두 개의 턱받이를 나누어 주고 아기 턱받이에 그림을 그려 다시 전시한 후 임산부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그린 팀을 골라 시상을 했다. 친구 중 아이들을 낳아 잘 키워온 부부가 순산과 육아의 비밀을 이야기도 했다.

참석자 중에서 가장 연장자였던 김사라도 덕담과 격려의 말을 했다. “나는 결혼생활 40년에 네 아이를 낳아 잘 키웠다. 손주들이 5명이다. 건강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 가정에 아이가 태어나면 모든 것이 아기 중심이 된다. 그렇다고 부부 관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부부 사랑도 깊어져야 한다. 가정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아내와 남편이고, 다음이 아기인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삶에서 나온 지혜의 말을 젊은 부부가 잘 알아들으면 좋겠다. 임산부 가정과 태어날 아기 엠마(Emma)에게 행운이 있길 빈다.


김바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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