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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사색]조심해야 할 지나친 영웅주의

오래 전, 어니 젤린스키 (Ernie J. Zelinski) 가 “미친 세상 현명하게 살아가기 (Living Smart in a Crazy World/문신원 역/도서출판 물푸레)” 라는 제목의 책을 썻다. 정말 흩으러진, 정신분열에 가까운 증상을 상식으로 삼고 살아가는, 나아가 파괴적인 삶을 살아가는 시대 인간들이 자신들의 본성과 정체성을 지겨가기 위해서는 한번 쯤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그는 책에서 100여가지 이상의 대안적 제목을 가지고 어떻게 비 상식적 생활 및 환경들을 이겨가야 하는 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인간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온당치 못한 상황판단을 경전처럼 스스로 믿고 살아가는 일에 대하여 상식으로 자신 지키기, 또는 나아가 인간이기를 선언하는 주장을 다루고 있다.

관심가는 제목과 내용은 “당신의 영웅들을 지나치게 우상화 하지 말라” 라는 부분이다. 어떤 분야나 사안에서 사람들은 쉽게 어느 한 이념에 집착하고, 인간을 지나치게 영웅시하고, 우상화 하는 그릇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위대한 캐츠비” 의 작가 F. 스캇 피츠제랄드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내게 영웅을 보여 달라, 그러면 나는 당신들에게 비극을 써 주겠다.” 즉, 어느 인물을 지나치게 영웅화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을 비하하고 잃어버리는 불행한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간들은 본인 자신이 영웅시 하는 인물들이 갖지 못한 다른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것은 못보고 타인의 것만 좋게 본다. 그렇게 어떤 한 인간을 영웅시 하여 그를 통해 자기를 과시하고 우월감을 가져 그런 방식으로 대리만족을 얻으려 한다. 즉, “나는 나” 인데, “너” 를 통해 “내” 가 되려는 정체성 상실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해 타인에 대한 숭배는 자기 비하를 뜻하는 것이나 한가지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오는 폐해는 셀 수 없으리 만큼 다양한 모양과 구조로 나타난다. 종교적인 측면에서 예를 든다면, 동서양 기독교에서 이단 사설을 만들어 교주가 되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교주들을 우상화 한다. 즉, 교주들을 신성시 하여 신으로 받들기 까지 한다.

한 인간을 영웅시 하는 풍조는 정치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느 한 인물의 인품이나 삶의 가치관보다는 자신과 관련 한 어떤 이익이나, 유익함을 바라보고, 아니면 무엇에서인가 그를 통해 자신의 약함을 보완하려 상대를 영웅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위대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보통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별반 다름 없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사회적으로 한국인들은 “장(長)” 제도에 깊은 문화적 허기증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장(長) 이란 어떤 구조속에서 직무의 대표성을 뜻하는 말인데, 인간 존엄성이나 권리같은 성품에서도 대표로 알고 높이며, 그런 인물 앞에서 굽신거린다. 그러다 보니, 영웅으로 보고, 심각한 경우는 숭배 대상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어느 정치인을 반신반인이라 한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그런 것은 유교적 탓도 있지만, 지배받았던 그룹이나 민족들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다. 지배받던 삶들은 타인 의존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사상이 발달한 사회에서 대표는 사실 심부름꾼에 불과한데, 자유의 가치를 누리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주객을 전도시켜 이해하고 있다. 이해하되 지나치게 이해하여 우상숭배 하듯 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외 그 어느 것을 숭배하는 것도 금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독교인들 마저 이념이나, 특정인 받들기에 치우쳐져 있다. 자신의 존재정신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우상에게 제물바치듯 내어 놓는단 말인가. 그래서, 그렇게 하는 자들은 인간과 종교를 막론하고 스캇 피츠제랄드의 말 처럼 자신을 잃어버려 최후 인생이 가련한 비극적 모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한 인간을 영웅화 하고 신성시 하여 신적 우상화하는 비인간 상식 사회구조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조가 있다. 후기현대주의의 맥락을 이루는 해체(Deconstruction) 다. 21세기 해체사조에는 “영웅을 만들지 않는다” 는 논리적 속설이 있다. 모든 인간은 동일한 존엄성과 주권, 권리, 자유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인을 영웅시 하지 않는다.

해체사조는 질서, 논리적 구조, 전통, 풍습, 역사, 심지어 종교교리 까지 부정 하려한다는 것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의 해체에는 일정부분 타당한 논리성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인류가 얼마나 이런 권위주의에 의해 고통 받았는가. 일반인들은 권위적 독재, 압제, 압박, 허위의식, 그런것으로 부터 얼마나 멸시와 모멸을 받고, 고통을 당했는가. 그러니 권위로 부터의 해체가 나오게 된 것이다.

어느 인물을 영웅시하고 그를 우상화하게 하는 유혹이 넘쳐나는 시대에 현명하게 판단하여 자신의 인간본성, 정체성, 존엄성을 잘 지켜가는 존재자로 살아야 할 것이다.


장석민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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