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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10년 후 한인타운의 미래

진성철 / 경제부 부장
진성철 / 경제부 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20/01/09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20/01/08 18:34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늘 받는 질문을 또 받았다. ‘올해 한인타운 경기는, 한인 비즈니스 전망은 좋을까요’다. 역시 지난해 했던 답과 반문을 같이 던졌다.

답은 이렇다. 한인 대상 비즈니스는 시차만 있을 뿐이지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이는 한인 이민자의 유입이 크게 줄면서 한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는 시기만 다르지 모두 하강 국면에 있다는 건 같다는 뜻이다.

한인 비즈니스의 구심점인 한인은행의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은행의 최대 고민은 새로운 고객 확보. 언어장벽과 타인종 은행의 높은 문턱을 거치지 않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에 한인들은 은행에 몰렸다. 그러나 이민자 감소로 고객도 줄고 있다. 또 은행과 함께 성장해 온 한인 1세의 은퇴로 영어가 모국어인 한인 2세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이들에겐 언어장벽도 은행 문턱도 없다. 한인은행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의 근간인 한인 고객을 포함한 고객 확보에 실패하면 10년 후까지 남은 한인은행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인 비즈니스 중 그나마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은행도 이런 실정이다.

한인사회의 구심점인 한인언론도 은행과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한국어와 한글을 사용하는 독자, 시청자, 청취자가 줄고 있어서다. 한 취재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누가 한인 미디어를 보고, 듣고, 읽느냐는 말. 그를 만난 후 얼마 안돼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 설립 사태가 터졌다. 한인타운에 버젓이 노숙자 셸터를 세우는데 LA시정부는 한인타운 관계자들과 상의 한번 하지 않았다.

한인언론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인 4000명이 윌셔길에 모여 반대집회를 열었고 LA시 정부의 타협안을 끌어냈다. 반면 비한인 미디어는 침묵했다. 공영라디오 방송 1곳이 시위를 보도했다.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지역 이기주의를 가리키는 님비(NIMBY)라고 말이다. 웨스트LA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걸 님비라고 보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셸터 사태는 한인 미디어의 정부 및 기업 감시 기능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한 은행장은 1990년대 번성했던 리틀도쿄가 한인타운의 미래가 될까 두렵다고 했다. 일본계 미국인들이 밀집해 살다가 이민자의 급감으로 급격한 쇠퇴를 맞았다. 일본계 은행과 로컬 일본 미디어가 사라지면서 이런 현상은 가속했다. 한인타운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요지다.

최근 부동산 붐으로 한인타운 내 건물과 쇼핑몰 주인이 비한인으로 바뀌었다. 주상복합 신축으로 비한인 유입도 급증했고 한인업소들은 타운에서 밀려났다. 2008년만 해도 남가주에 본점을 둔 한인은행 수는 12개였지만 현재는 절반으로 줄었다. 한인언론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리틀도쿄와 비슷한 길을 가는 것으로 보인다. 한인타운의 리더들이 모여서 한인타운 보존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올 전망을 묻는 질문에 반대로 한 물음은 ‘10년 후 한인타운은 한인타운일까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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