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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변호사와 변호인의 차이

[LA중앙일보] 발행 2014/02/17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4/02/16 16:45

켈리 장 변호사

영화 '변호인'을 봤다. 워낙 이슈가 된 작품일 뿐만 아니라 변호사란 직업적 공통점도 있어 미국 개봉을 애타게 기다렸었다. 영화는 웃기면서도 눈물짓게 하고 따뜻하면서도 가슴을 서늘케 하며 희열을 주면서도 분노케 하는 인간의 양극 감정을 고루 경험케 했다.

영화는 한 인간이 속물 세법 변호사에서 어떻게 힘없는 자의 변호인이 돼가는지를 매우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변호사란 직업이 선망이나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유머나 조롱의 대상이 된 지는 오래다. 요새는 '허가받은 도둑=변호사'라는 말이 거의 사실로 치부되지만 사실 변호사의 사(士)가 '선비 사'자이고 선비는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니 결국 변호사란 '말하고 지켜주는 어질고 지식있는 이'를 칭한다. 현재 통상되는 의미와 사전적 정의와의 괴리감이 이렇게 큰 단어는 아마 '변호사'외에는 없을 듯 싶다.

그럼 왜 많은 사람들이 변호사는 비난하면서 영화 '변호인'에는 열광하는 걸까? 변호인은 변호사를 포함한 더 포괄적 개념의 단어다. 변호사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뜻하고 변호인은 법률적 도움을 주는(변호사 포함) 이를 칭한다. 사실 변호사가 욕을 먹는 주된 이유는 '돈' 때문이다. 힘든 상황의 의뢰인을 위해 일한다기보다는 욕심에 눈이 멀어 과도한 비용 청구, 이에 더해 의뢰인에게 안하무인식의 태도 등이 문제다.

영화 '변호인'에서 보여주는 것은 변호사의 '진정성'이다. 진정성이란 진실된 마음과 행동이 일치함을 뜻한다. 변호사는 법적대리인(Attorney)이란 호칭 외에 상담자(Counselor)라고도 불린다. 상담자는 심리적인 문제나 고민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조언함으로써 상담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진실된 마음 없이 진실된 상담은 불가능하다. 전통적 의미에서의 변호사 역할은 법적대리인과 상담자 역할 모두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의뢰인은 법률적 문제라는 외부적 사건 외에도 심리적 고통이라는 내부적 사건을 마음에 품고 변호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요새 대다수 변호사의 역할은 외부적 사건만 다루는 법적대리인에 국한돼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의뢰인의 법적대리인으로서 사건, 사고를 잘 처리하는 능력은 유능한 변호사가 갖춰야할 기본 자질이다. 이에 더해 의뢰인의 내면의 아픈 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안아주는 역할까지 해준다면 이는 더 좋은 변호사, 나아가 '변호인'으로의 첫걸음이 될 듯 싶다.

영화 '변호인'이 일처리에만 유능한 변호사를 다뤘다면 천만 넘는 관객의 호응은커녕 별 감동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유능한 세법 변호사가 국밥집 주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변호에 나섰을 때 그는 변호사를 넘어선 '변호인'이 됐다. 진실된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변호사의 진정성이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 영화는 보여준다. 유명한 변호사가 아닌 진정성 있는 '변호인'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다짐해본다. 나도 누군가의 '변호인'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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