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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무역 전쟁' 시작…'확전' 여부 촉각

미국 818개 품목에 25%
중국은 545개로 맞대응
충격 의식 타협 가능성도

결국 터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은 6일 자정을 기점으로 미국 내 공항과 항구로 수입되는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도 곧바로 보복조치로 맞섰다. 미국산 수입품 545개 품목에 똑같은 25% 관세부과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이번 무역전쟁이 미국이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세계무역기구(WHO)와 글로벌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관세부과 시점을 미국보다 조금 늦춰, 발효했다. 하지만, 보복 강도는 미국과 같은 340억 달러 규모로 결코 뒤지지 않았다. '확전을 원하지는 않지만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미국은 우주 항공, 통신 IT, 로봇 장비 등 첨단기술제품이 중심이고 중국은 러스트 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와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를 옥죄기 위한 자동차와 고기 및 콩류 등을 강조했다. 중국 측 보복은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지역 기반을 흔들겠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디스애널리스틱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보복관세는 미국의 심장부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카운티 가운데 약 20%, 총 800만 명이 중국의 보복관세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은 경제 운용상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수출 감소와 수입 차질로 가공 조립생산에 필요한 공급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외환 수급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갈 때까지 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응에 관세부과 대상을 2000억, 4000억, 5000억 달러까지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판돈'을 5000억 달러까지 올리게 된다면 사실, 중국이 대응할 방법은 적다. 중국의 대미 수출규모(5055억 달러)가 수입규모(1299억 달러)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중국의 다양한 대응

중국은 WTO 시장규칙과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내세워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 러시아, 동유럽, 인도, 동남아 등을 끌어들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가 무역전쟁 발발 하루 전인 5일 독일과 불가리아 순방길에 나선 것도 미국의 강경 무역조치에 대해 EU 및 동유럽 국가들과 공조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중국이 한국과 인도 등 5개국에서 수입하는 대두와 유채씨 관세율을 3%에서 0%로 낮춘 것은 대두 공급부족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 항미 연대의 손길을 건넨 것이라는 해석이다.

관세부과가 어려우면 비관세 장벽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산 과일이나 자동차의 통관 대기시간을 늦추거나 중국 관광객들의 미국행 관광에 경고를 보내는 움직임이 그런 대응이다.

장기화하면 소매도 타격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 미국경제가 입을 타격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분야만 봐도 미국 차량제조업체 중 온전히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이 드물 정도다. 중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다가 조립하는 게 대부분이다. 가계 지출이 늘면서 소비 둔화, 기업의 투자 위축이 가시화될 수 있다. 당장, 소매업계와 할리우드 영화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 중국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은 근래 한 해 평균 34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입장권 판매 총액이 8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늘어나면서 북미 박스오피스 규모를 추월한 상태다. 소매업계에서는 보복관세 부과가 장기화하면 높아진 공산품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장 올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에 맞춰 지금쯤 주문을 내야 하는데, 결정을 할 수 없다며 애를 태우고 있기도 하다.

타협 가능성

중국은 애플, 구글 등 미국이 자랑하는 IT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부과를 유예하고 있다. 또 미국 국채의 약 8%에 해당하는 1조17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이를 매각함으로써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도 있지만 아직은 선을 긋고 있다. 중국도 미국에 타격을 줄 카드는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양국은 1차 34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로 힘겨루기를 하면서 빠르게 손익계산을 할 것이고, 추후 타협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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