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수첩] 두 한인 시의원, 이젠 악수를
지난주 30일 LA시청 4층 존 페라로 대회의실. LA시의원 12지구 보궐선거에서 역대 두번째 한인 시의원이 된 존 이(49·공화당) 당선자의 취임식이 거행됐다. 집무실에서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존 이 시의원은 "23년간 보좌관으로 시의회를 뒷자리에서 경험했다. 이제는 수없이 출입한 건물 앞자리에 앉아 시정을 다루게 되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존 이는 6월 예비투표에서 2위로 턱걸이 했지만 결선에서 로레인 런퀴스트(민주당)를 물리치고 15명 LA시의원 가운데 유일한 공화당 선량으로 입성해 기쁨이 더 컸다. 그러나 유례없이 치열했던 선거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다. 상대측 흑색선전보다 4년 전 자신이 물심양면으로 도와 LA 첫 한인 시의원이 됐던 4지구 데이비드 류의 배신(?)이 더 뼈아팠기 때문이다.
류 의원은 존 이를 악착스럽게 견제했다. 선거 당일에는 직접 12지구 가가호호를 찾으며 런퀴스트를 찍어달라고 로비했다. "한인이 무조건 한인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내 정치신념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존 이 시의원이 취임하던 날, 류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출석한 대니얼 박 보좌관은 "노동절 연휴라서 LA를 떠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은 시의회가 정상 운영되는 근무일이었다.
정치적 견해와 입장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현역 시의원이 신임 시의원을 축하·격려하는 자리를 굳이 외면하는 것은 한인이 아니더라도 결코 보기 좋은 장면이 아니었다.
마침 데이비드 류 의원의 자리는 존 이 의원 옆이다. 지금부터라도 두 한인 의원이 앙금을 털고 선의의 경쟁으로 상생의 길을 찾길 바라는 마음이다.
봉화식 디지털부 부장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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