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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자연적 흐름 따를 때 장수하는 거야"

침뜸의 대가 김남수 옹이 말하는 건강비결

102세 김남수 옹 활기찬 삶
스스로 먹고 소화하는 게 장수
'백'이란 숫자 중요하지 않아
정상이냐 아니냐가 장수 기준
현대 의학은 강박관념 심어줘
나이 들면 모든 것 줄기 마련


동양의학인 침뜸치료를 80년 동안 해 온 구당 김남수(102세) 옹이 지난 7~11일 사우스베일로 대학과 함께 남미 볼리비아 침뜸 진출을 논의하기 위해 LA를 방문했다. 102세라는 나이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활기에 넘친 그를 도착 다음날인 지난 8일 한인타운에서 만났다.

-시차로 피곤하지 않은가.

"기자 양반이 보실 때 내가 피곤해 보이는가? (웃음) 우리 몸은 걸림이 없이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돌아가게끔 아주 잘 만들어졌다. 어디엔가 걸려서 제약을 받게 된다면 그것은 비정상이다. 한국이나 여기서나 아침해가 떠오르면 깨어나 활동하는 것이 우리 몸의 자연 흐름이다. 13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도 미국의 태양에 맞춰서 일어나 이렇게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은 나의 몸 상태가 정상임을 말해준다."



-정말 102세로 보이지 않으신다.

"(웃음) 언론에서는 자꾸 내가 백살 넘은 것을 강조하려 한다. 내가 알리고 싶은 것은 '백'이란 숫자가 아니라 여전히 정상 즉 건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장수의 의미가 뭔가.

"옛날 침뜸하는 사람들은 200세를 말했는데 요즘은 100세를 장수라 한다. 거듭 말하지만 백이란 숫자가 장수가 아니다.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 혼자서 먹고 소화시키고 배변하고 잠자고 활동하는 것이 바로 장수이다. 그 기준이 바로 정상이냐 비정상이냐 하는 것으로 서양에서는 건강이라 말한다."

-자연의 흐름은 뭔가.

"크게 보면 우리의 몸은 밖에서 들어오고 나가게 되어 있다. 들어오는 입구는 두 곳으로 입과 코. 입으로는 음식이 들어오고 코로는 공기가 들어와서 우리 몸을 살게 즉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이 기본적인 흐름이 자동으로 돌아갈 때 동양의학에서는 정상이라 말하고 서양의학에서는 건강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침뜸에서 보는 '정상'의 개념은 뭔가.

"내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모르는 상태이다. 즉 내가 지금 건강한가 아닌가 그 자체에 걸려 있지 않은 걸 말한다. 끼니가 되면 자연스럽게 먹고 싶어지고 속에서 들어온 것이 쌓이면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내어 보낸다(배변). 나는 건강하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건강하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 와서 아침이 되어서 잠에서 깨어나 움직이는 것이 굳이 스스로 인지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면 그것이 바로 정상의 상태라 한다. 정말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 자체에도 걸림이 없다는 뜻이다."

-요즘 식사는 어떻게 하시나.

"다들 나만의 특별한 그것도 숨겨진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과 똑같이 먹는다. 그래서 말해줄 것이 따로 없다. 한가지 요즘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것과 좀 다른 게 있다면 젊어서 한창 많이 먹을 수 있을 때 맘껏 섭취하라는 것이다. 나는 한 때 9공기까지 밥을 먹었던 때가 있었다. 고기도 먹을 수 있는 한 많이 먹었는데 그것이 지금 체력의 기본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은 다 자연적인 때가 있다. 많이 먹을 수 있을 때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이다. 나이 들면 모든 것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 또한 정상이다. 당연히 지금 나의 식사량은 예전보다 적어졌다. 그러나 소화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기능이 정상이란 뜻이다."

-손이 떨린다거나 하지 않나.

"그런 것 없다(웃음).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당 같은 것도 없다. 눈도 가까운 것과 먼 것이 다 보인다. 이 안경은 보안용이다."

-침뜸 때문인가.

"매일 침뜸을 한다. 서양의술에서 치료는 '없애는 것'이다. 세균을 약으로 없애고 문제되는 부분을 수술로 잘라 없앤다. 그러나 침뜸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 즉 정상으로 되돌려 준다. 원래 있는 내 몸안의 발전소를 침과 뜸으로 잘 돌아가게 함으로써 어딘가에 걸림이 없게 소통시켜 준다. 나이 든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래야 하는데 저래야 하는데' 하는 식으로 여기저기 제약에 걸리지 말고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자연의 큰 흐름에 내 몸을 맡겨야 '건강한 나'로 살 수 있다. 꼭 침뜸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걸림 없이 몸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그게 어떤 것인가.

"한국서 나이 드신 분들은 입맛 좀 돌아오게 해 달라고 하는데 자연의 흐름은 앞서도 계속 얘기했듯이 젊어서 한창 식욕이 왕성하고 나이 들면 그만 못하다. 그렇게 만들어졌고 그것에 맞추는 것이 정상이다. 현대 의학은 여기저기 많은 걸림돌을 만들어 놓아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면서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많다. 우리 몸의 자연 흐름에 걸림이 없게 하라는 것이 이 뜻이다."

-주변에 나이 들면서 불면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당연히 잠도 준다. 갓 태어나서는 하루 종일 잠을 잘 수 있겠지만 점점 수면시간이 줄어든다. 나는 요즘은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잘 때도 있지만 피곤한 줄 모른다. 나이 들면 하루 세 시간 정도면 충분히 몸이 회복된다고 본다. 해 떨어지면 잠자리에 누어야 하는 이유는 몸을 쉬게 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뇌를 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웠다고 해서 꼭 숙면해야 하는 법은 없다. 노인들이 잠자리에 드는 것은 누운 상태에서 몸을 쉬게 하고 무엇보다 이것저것 복잡했던 머릿속을 조용히 가라앉히기 위해서인데 하루에 8시간은 자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뇌 속이 편치 못하다면 그것이 화근이다."

-노인성 변비는 어떤가.

"(웃음) 방금 말하지 않았나. 우리 몸은 들어온 것은 반드시 나가게 되어 있다고. 하루 한번 화장실 가지 않는 것이 변비라고 말하는 것은 서양의학에서이다. 나이가 들면서 들어오는 양이 줄어드니 나가는 것도 적어지게 마련 아닌가. 변비라는 말도 서양의학에서 왔다. 우리 쪽에서는 들어온 것이 몸안에 쌓이면 언젠가는 나가게 되어 있다. 채식을 많이 하는 동양인과 고기를 많이 먹는 서양인들의 '배출량'은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이 들어 매일 화장실 가지 않아도 정상인데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비정상 상태가 된다는 얘기이다. 요즘 현대 의학이 사람들을 '정상'인데도 '비정상'으로 스스로 받아들이게 하여 거기서 건강을 해치는 걸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몸의 자연적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가 바로 스스로를 건강하게 해준다는 걸 늘 잊지 말길 바란다. 그러면 누구나 백세 장수할 수 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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