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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강해야 이긴다... 사그라든 방망이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4/17 21:28



2019시즌부터 쓰이고 있는 KBO리그 공인구. 지난해에 비해 반발력이 낮아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KBO리그는 '방망이'가 지배했다. 팀 타율 1위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팀 홈런 1위 SK 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선발투수가 강한 팀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바야흐로 KBO리그의 '타고투저' 시대가 저물고 있다.

17일 현재 프로야구는 '선발투수의 시대'다. 선발이 강한 팀이 순위표 윗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팀 타율 3할을 넘긴 두산은 오재일·오재원이 2군에 가는 등 중심타자들이 부진하면서 팀 타율 5위(0.268)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1위를 달리고 있다. 조시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이영하-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힘 덕택이다. SK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33개의 홈런을 쳤던 SK는 올 시즌 최정과 제이미 로맥이 부진하면서 경기당 평균 1개의 홈런도 때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4선발 박종훈과 5선발 문승원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철벽 선발진을 앞세워 3위에 올라 있다.

2위 NC와 공동 4위 LG, 키움도 비슷하다. 세 팀 모두 선발진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다. NC는 외국인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지만 박진우, 김영규 등 새 얼굴들이 활약하며 선발 평균자책점(3.15) 4위에 올랐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선발 평균자책점 1위(2.67)다. 최원태·이승호·안우진 등 젊은 투수들가 돋보이는 키움도 선발 평균자책점은 3위, 투구이닝은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화는 팀타율 1위(0.282)지만 국내파 선발투수를 모두 바꾸는 바람에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KIA·롯데·삼성·KT 역시 선발이 불안한 탓에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선발=순위' 현상이 나타난 건 지난해에 비해 타고투저 현상이 현저히 완화됐기 때문이다. 17일까지 전체 일정의 약 15%인 105경기를 치른 2019시즌 평균자책점은 4.10이다. 지난해 비슷한 기간(개막 이후 107경기) 기록한 4.84와 비교하면 매우 낮아졌다. 타율(0.271→0.260)과 경기당 홈런(2.36개→1.59개)도 감소했다.

야구계에선 공인구 반발력을 주된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KBO는 지난시즌 뒤 공인구 반발력을 종전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다. 지난달 첫 테스트에선 평균 반발계수가 0.4247로 나와 최대허용치를 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와 지도자들은 '반발력이 낮아졌다'고 체감하고 있다. 롯데 손아섭은 "공이 배트에 맞았을 떄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예전이라면 넘어갈 타구가 담장 앞에서 잡히고 있다"고 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역시 투고타저로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주장이 있다. 올 시즌 개막전 심판위원회는 감독들에게 '예전보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타자들은 입을 모아 "낮은 공과 바깥쪽 공에 대한 스트라이크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심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바깥쪽은 확실히 넓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개막시기와 추위도 이유로 꼽힌다. KBO는 11월 열리는 국제대회 프리미어 12에 대비해 올 시즌 역대 가장 이른 3월 23일에 개막전을 열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날씨도 여느 때보다 추웠다. 날씨가 추우면 투수에게 유리하다. 기온이 낮으면 대기 중 분자 밀도가 높아 저항이 커지고, 비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로버트 어데이 예일대 물리학과 교수가 쓴 책 '야구의 물리학'에 따르면 기온이 5.6도 올라갈 경우 비거리는 1.2m 늘어나고 홈런 확률은 7% 높아진다.

하지만 '투고타저'라고 규정짓긴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시즌 초반보다는 후반으로 갈수록 야수들이 좀 더 힘을 내기 때문이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분명 공인구 효과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투수들은 체력이 떨어지고, 날씨가 풀리면서 타자들의 타격감은 올라간다. 지금보단 방망이가 살아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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