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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생엔 아무런 영향도 못미치는 한국 과학기술-활용도 OECD 꼴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6 08:29


첨단 과학기술이 삶의 질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OECD 회원국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그렇다. 하지만 한국은 과학기술 혁신 역량의 활용도가 OECD 34개국 중 꼴찌다. 좋은 과학기술을 가지고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얘기다. [AP 연합뉴스]

#1.지난 2일 오후 4시50분께 경남 함안군 칠원읍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에서 3중 추돌 사고가 났다. 승용차 뒤에서 달리던 25t 트레일러가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앞서가던 관광버스와도 충돌했다. 승용차는 트레일러와 관광버스 사이에 끼어 휴지조각처럼 구겨졌다. 승용차 운전자(48)와 옆자리의 10살 아들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2.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17일, 경기도 동두천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갇혀있던 4세 김 모양이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김 양이 차량 속 뜨거운 열기에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양은 무려 7시간을 차량에 혼자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보육교사도 운전기사도 이를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다.


첨단 추돌방지 기술이 나온지 오래지만, 고속도로 화물차 버스 추돌사고는 줄어들 줄 모르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지난 4일 오후 8시54분께 강원 홍천군 중앙고속도로 홍천방향 홍천강휴게소 인근에서 3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진 홍천소방서]

한국 고속도로에서 화물차ㆍ버스의 추돌 사망사고와 유치원 버스 속 아동 사망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높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또 비슷한 사고들이 이어진다. 21세기 첨단 과학기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시실 관련사고를 막을 수 있는 과학기술은 차고도 넘친다. 고속도로 추돌 사망사고는 전방 충돌방지 경고시스템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유치원 버스 속 아동 사망사고는 굳이 첨단 과학기술을 들먹일 필요조차 없다.

이처럼 실제로 한국의 과학기술 역량은 국민의 삶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보고서‘과학기술혁신역량 변화 방향 제언’에 따르면 한국은 과학기술 혁신역량이 국민의 삶의 질에 얼마나 잘 활용되는지에 대한 평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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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과학기술혁신역량은 6위이지만, 삶의 질은 29위, 과학기술 혁신역량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활용되는 정도는 전체 34개국 중 꼴찌였다. 과학기술혁신역량 1위인 미국도 삶의 질 제고 활용도는 29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활용도 1위는 노르웨이이며, 다음으로 호주-아이슬랜드-덴마크-캐나다 순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 혁신역량은 물적 인프라와 지원제도 등이 포함되는 ▶환경과 산ㆍ학ㆍ연 협력 등을 보여주는 ▶네트워크, 연구개발투자나 창업활동을 말하는 ▶활동 ▶자원(인적ㆍ지식) ▶성과 등의 5개 하부 지표로 구성된다. 전반적으로 이들 5개 부문은 삶의 질과의 상관관계가 환경)성과)네트워크)활동)자원 순으로 높지만, 한국의 역량수준은 이와 거의 반대였다. 활동은 3위로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자원(6위))성과(10위))네트워크(13위))환경(23위)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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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또 사회혁신역량은 OECD 29개국 중 12위를 기록했으나, 사회혁신역량이 삶의 질 향상에 활용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평가에서는 끝에서 2등인 28위를 차지했다. 한국 바로 다음인 꼴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차지했다. 사회혁신역량은 새로운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주요 역량을 말한다. 노르웨이는 이 부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호주-네덜란드-스페인-아이슬란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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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KISTEP 사회혁신전략센터장은“과학기술이 국민의 삶의 질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원, 활동 부문 역량 중심에서 탈피해 삶의 질과 상관관계가 높은 환경ㆍ성과ㆍ네트워크 부문의 역량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은 “그간 국가 R&D가 국민의 삶과 아무런 관계없이 보여주기식 실적 위주로 흘러갔다는 비판을 이번 보고서가 확인해 준 것”이라며 “조사결과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 만큼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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