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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수사 피하게 미리 손써놨다···이성윤 유임시킨 ‘秋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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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7 13:03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과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당분간 자리를 유지한다. 이 지검장은 애초 이번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7일 법무부 인사에서 유임됐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 사건 처리를 위해 유임시켰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주요 현안 처리 위해 유임"
전북 고창 출신인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다. 2004년에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 근무를 하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지검장의 후임 특감반장이 이번에 고검장으로 승진한 조남관(55?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조 국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로 임명됐다. 이 지검장은 현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부장(옛 중수부장)과 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에 부임한 이 지검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과 대립하는 위치에 섰다.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선 추 장관이 15년 만에 검찰총장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후배인 조남관 국장이 먼저 고검장에 승진하고, 동기인 조상철(51·23기) 수원고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오면서 지시를 받는 형국이 됐다. 표면적으론 승진에서 누락됐지만 현 국면에선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가기보다는 현직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고검장이 직급은 높지만 실제 주요 수사를 지휘한다는 측면에선 서울중앙지검장의 권한이 훨씬 막강하다.



2019년 10월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 오른쪽 세 번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





이성윤, 고검 감찰에 수사기밀 유출로 피고발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47?27기) 검사장과 정진웅(52?29기) 부장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고검의 감찰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이를 청와대와 같은 상부 기관에 보고했는지에 대한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대검은 지난달 14~16일 보수단체와 미래통합당이 경찰과 청와대를 유출지로 의심하고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로 배당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이 경찰에 고소장을 내기 하루 전 서울중앙지검에 면담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도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다. 대검은 이 지검장이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고발사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배당하지 않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대검은 박 전 시장 사건을 미리 접한 수사팀의 지휘라인에 있었던 이 지검장을 조사하려면 특임검사를 임명하거나 별도의 특별수사팀을 꾸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 개정한 규정에 따라 피해갈 수 있다. 추 장관은 검찰이 특별수사단 등 공식 직제에 없는 수사조직을 꾸리려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개정하면서다.

지난 1월 규정 개정으로 특임검사도 장관 승인받아야
지난 7월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검사장들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 중단, 특임검사 도입’을 건의했다. 이때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임검사는 대검찰청 훈령 160호 특임검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라 운영하는 임시수사조직”이라며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임의로 임명한다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이날 “특임검사 지명을 통한 수사단 구성을 위해서는 규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는 “이번 정부는 자기편이라고 생각되면 감찰이나 수사를 피해갈 수 있도록 미리 손을 써놨다”며 “검찰총장에 족쇄를 걸어 놔 더 쓸 수 있는 카드가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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