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맞벌이 부부의 한숨 … "아이 돌보는 상황도 재난"



경제 재개해도 학교·기관 폐쇄
썸머캠프도 대부분 운영중단
친척 없으면 '육아 사각지대'

스와니에 거주하는 '직장맘' 박 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바이러스보다 육아가 더 큰 고민이 됐다.

평소 박씨의 킨더가든에 다니는 6살 딸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머물렀다. 또 두 돌이 채 안된 둘째 딸아이는 남편 직장이 있는 둘루스 근처 데이케어에 온종일 맡겼다가 퇴근길에 두 아이를 데리고 귀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이른바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행히 회사의 지시로 한 달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남편이 출근한 사이 일과 양육을 하루종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박씨는 "아직 아이들이 손이 많이 가는 나이라 낮에는 좀처럼 일만 하고 있기가 어렵다"며 "아이들이 잠든 이른 새벽과 늦은 밤까지 일하고,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피로감은 2~3배로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조지아 주정부가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조만간 출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전히 문을 닫고 있는 학교와 보육기관이다. 한인 교회나 사설 기관이 운영하는 서머 캠프도 좀처럼 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씨는 "둘째 아이가 다니는 데이케어 센터에서 5월 초부터 아이들을 맡기겠냐고 물어왔다"며 "그러나 이마저도 신청자가 없어서 다시 문을 닫기로 했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아이를 보내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은데, 막상 출근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믿을만한 보모를 찾기도 쉽지않고..."라며 말을 흐렸다. 박씨의 양가 부모님은 모두 한국에 있다.

이런 상황은 비단 한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애틀랜타저널(AJC)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여름 캠프가 문을 닫으면서 직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부모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고 3일 전했다. 특히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는 하나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혼자 집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7살 딸을 둔 미혼모 콰첼 펠레 씨는 "직장에서 당장 출근을 통보한다면 정말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주의 애프터스쿨 네트워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관들은 적어도 여름의 절반 정도는 센터 문을 닫고 온라인 프로그램 등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의 케이티 랜더스 디렉터는 "매주 80~120명의 센터 운영자들과 콘퍼런스를 하고 있다"며 "불분명한 안전 지침 때문에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랜더스 디렉터는 "약 4분의 1 정도가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A~D까지의 다양한 옵션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여름학교 관계자들은 "이미 CDC의 7월 이후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귀넷 카운티 교사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귀넷 교육청은 이달 18일까지 교사들의 학교 복귀를 지시했다. 일부 교사들은 "두 손을 묶어놓은 것 같다"며 "재택근무 등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귀넷 초등학교의 교사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한 업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평가절하되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집에서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나도 양육해야 할 자녀들이 있다"며 "학교와 여름 캠프, 데이케어 센터 등이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관련 펀드를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의 보육 시스템은 스몰 비즈니스 형태로 형성되어 있어, 팬더믹과 같은 상황에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미 유아교육협의회(NAEYC)의 라이언 에반스 CEO는 "팬더믹과 같은 위기가 닥치면 보육분야는 참담한 상황이 된다"고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티나 스미스 연방 상원의원(민주, 미네소타)의 몰리 모리세이 대변인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시점이 됐을 때 자녀들을 위한 안정적인 보육 지원은 필수다. 보다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순우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