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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아프리카로의 특별한 여행 12박 13일

천둥 치는 연기 ‘모시 오야 퉁야’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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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폭포, 여행고수라면 한번쯤 클리어 해보아야 할 숙제 같은 느낌의 관광지 3곳이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이과수폭포 그리고 마지막으로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가 바로 그것이다.

세 폭포의 특성을 살펴보자면 나이아가라는 수량, 이과수는 넓이, 빅토리아는 높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빅토리아 폭포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 역시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라는데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2배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는 저 멀리 정글 속에서조차 들려올 정도니 말이다.

원래 한 종족이거나 이웃이었을 짐바브웨와 잠비아의 원주민들은 빅토리아 폭포를 ‘모시 오아 퉁야’라고 불렀다. 그들 말로 천둥치는 연기라는 뜻이다. 특히 우기가 한창인 때에 빅토리아 폭포를 방문하면 천지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물보라 속에서 오로지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만으로 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외감에 사로잡히게 될 정도다. 말 그대로 천둥치는 연기라는 이름에 딱 어울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다.

빅토리아 폭포는 1855년 이곳을 탐험하다 처음 폭포를 발견한 영국 스코틀랜드의 선교사이자 탐험가인 데이비드 리빙스톤(David Livingstone)이 당시 영국 여왕이던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빅토리아폭포 보다는 천둥치는 연기폭포가 어찌 더 와 닿는 이름이라는 데는 아무도 의심을 하지 못할 것이다.



빅토리아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2배가 넘는 높이 108m, 너비 1.7km의 협곡에서 떨어져 내리며 그 수량은 무려 건기에는 120만제곱미터, 우기에는 750만제곱미터의 규모로 알려져 있다. 세계 3대 폭포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이아가라폭포, 이과수 폭포에 대비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에 손색없는 프로필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수치만으로 빅토리아 폭포의 웅장함과 거대함을 설명하기에는 무엇인가 모자란 점이 없지 않다. 가보지 않은 이들은 그냥 ‘유명하다더라’, ‘엄청 근 폭포구나’라는 느낌이 전부일 것이며, TV 속 다큐멘터리나 여행프로그램,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잡지나 사진작가의 시선을 대신해 그 모습을 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또 즐기는 여행 매니아들이 죽기 전에 꼭 들러야 할 장소로 빅토리아폭포를 꼽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빅토리아 폭포라는 이름 자체는 아주 익숙하다. 세계 3대 폭포라는 타이틀과 아주 멋지다는 그런 느낌만은 누구라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빅토리아 폭포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 질문한다면 선뜻 답할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그냥 아프리카 대륙의 어딘가 정글 속에서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폭포라고 짐작할 뿐이다.

빅토리아 폭포는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 남부지역에 위치한 짐바브웨와 잠비아의 국경지대 협곡에 걸쳐져 있다. 위에서 바라본다면 빅토리아 폭포의 동쪽은 잠비아, 서쪽은 짐바브웨가 되는 것이다.

빅토리아 폭포의 발원지는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인 잠베지강으로 알려져 있다. 폭포는 잠베지강을 따라 흘러 내리며 각기 다른 이름의 소 폭포들이 이어지는데 악마의 폭포, 메인 폭포, 말굽 폭포, 무지개 폭포, 안락의자 폭포가 짐바브웨쪽으로, 나머지 하나인 동쪽 폭포는 잠비아 방향으로 흘러 내린다. 특히 우기인 2월에서 3월에는 엄청난 물보라가 공중으로 300미터 이상 솟아 오르는 덕에 하얀 안개와 함께 솟아 오른 물줄기 위로 펼쳐지는 화려한 무지개는 빅토리아 폭포가 안겨주는 선물이라며 방문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하지만 우기에는 정작 그 물보라 덕에 폭포의 모습은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건기에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데 이는 바로 악마의 수영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잠비아쪽 폭포에 위치한 악마의 수영장은 빅토리아 폭포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빅토리아 폭포로 흘러 들어오는 수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11월부터 12월까지만 즐길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수영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108미터 위에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폭포의 끝에 위치한 바위 하나에 의존한 채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빅토리아 폭포 잠비아 매표소에서 투어 신청을 한 뒤 전문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수량이 줄어든 폭포 사이를 지나 다다를 수 있다.

천 길 낭떠러지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며 즐기는 수영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찔하면서도 누구나 즐길 수 없는 가장 화려한 물놀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빅토리아 폭포의 또 다른 볼거리는 화려한 낮의 반짝이는 물줄기 외에도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해질녘의 노을빛 폭포를 꼽을 수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감성적인 노을빛에 반짝이는 폭포를 보고 있자면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볼거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 사이로 개통된 리빙스턴 다리다. 리빙스턴 다리는 국경다리로 기차나 자동차,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데 다리의 중간지역에 위치한 두 나라의 국경지점에는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 자유낙하를 하는 그 높이가 무려 111미터라고 한다. 호기로운 여행자들은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큰 돈을 들여 자신의 다리를 묶고 대자연의 품속으로 뛰어들기도 하는데 필자는 가벼운 지갑을 핑계 삼아 다른 이들의 점프를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실 지갑 속에는 여러번을 떨어져도 될 돈이 있었지만 무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빅토리아 폭포는 솔직히 말해 하루만 바라보고 돌아오기에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지 않는다. 하루는 잠비아쪽, 하루는 짐바브웨쪽을 둘러보고 나머지 하루는 잠베지강을 방문해 잠베지강을 유유히 떠다니며 즐기는 선셋크루즈의 2박3일 코스가 전형적으로 빅토리아 폭포를 즐기는 방법이다. 잠베지강 선셋크루즈의 백미는 물론 배위에서 즐기는 음료와 맥주 한잔도 있지만 일반 사파리에서는 즐길 수 없는 수상생물들의 출현을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마사이마라 사파리에서 감히 가까이 가기 힘들 정도로 멀리서만 존재감을 뽐내던 하마의 유영을 바로 코앞에서 바라봤던 기억은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머릿속을 감돈다. 특유의 큰 덩치가 코와 눈만 내놓은 채 유유자적 수영을 하던 그 모습, 그리고 도도하게 내뿜어 내던 콧소리조차 기억에 선하다.

필자는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우연히 무역업을 하는 선배의 초청으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아프리카를 방문했었다. 탄자니아와 케냐, 빅토리아 폭포가 위치한 짐바브웨아와 잠비아, 주변의 보츠와나를 차례로 방문하며 여러 관광지를 들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빅토리아 폭포라고 할 것이다. 솔직히 당시 나이아가라 폭포도 이과수 폭포도 가보지 못했던, 제주도의 정방 폭포 정도밖에 가보지 못했던 필자는 빅토리아 폭포의 광경에 매료되어 발걸음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선하다. 그 웅장한 폭포의 모습과 하늘을 뒤덮으며 마치 보슬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물보라는 마치 4D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아주 입체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후 여행을 업으로 하며 세계 3대 폭포인 나이아가라와 이과수 폭포를 모두 들렀지만 빅토리아 폭포 만큼의 감흥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빅토리아 폭포가 크고 더 화려해서는 아닐 것이다. 풋풋했던 그 시절의 감성과 젊음이 더해져 기억 속에서 최고의 폭포로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프리카 한 가운데서 우기와 건기를 넘나들며 여전히 큰 천둥소리를 내며 연기를 뿜어 내는 ‘모시 오야 퉁야’ 빅토리아 폭포는 꼭 한번 방문해야 할 관광지라고 자부한다. 물론 세계 3대 폭포를 모두 방문한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말이다. [여행전문가/엠투어유에스 대표]



김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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