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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시카고가 51번째 주가 된다?

지난달 20일 일리노이주 남부 마운트 버논시의 한 호텔에서는 주민 공청회가 열렸다. 마운트 버논은 인구 1만500명 정도의 소도시. 이 곳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주하원 브래드 홀브룩이 마련한 이날 모임에는 지역 주민 200명이 참석했다. 한가한 외곽 지역의 주의원 주최 행사에 상대적으로 많은 주민들이 모여 관심을 나타냈다. 어떤 행사이길래 한적한 교외 지역에서 많은 주민들이 모였을까.

사실 이 모임의 주제는 시카고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독립시키자는 결의안에 대한 설명과 지지 호소였다. 다소 엉뚱한 내용이긴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현재 일리노이주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러 시민단체가 조직됐고 한 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2만4000명이 팔로우 하고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관심이 있었다.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리노이주의 권력과 자원이 시카고 중심의 특정 대도시 지역에 집중되면서 기타 지역이 소외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가 많은 시카고 지역에 예산이 집중되고 대도시와 외곽 지역의 경제력 차이가 커지면서 전혀 다른 지역으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해결책은 시카고와 쿡 카운티를 별도의 주로 떼어내고 나머지 101개 카운티는 일리노이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홀브룩 의원은 지난 2월 주의회에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결의안 HR101을 상정하기도 했다. 당시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고 새로운 낙태법 도입을 추진하던 때였는데 남부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있었다. 물론 이 결의안이 통과되고 연방의회를 거쳐 실제로 시카고주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탄생될 가능성은 현재로는 극히 낮다. 실현 불가능한 시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새겨봐야 할 부분이 많다. 아울러 미국 역사에서 하나의 주가 별도의 주로 독립된 경우는 존재했다. 1800년대라 오래되긴 했지만 켄터키와 메인, 웨스트 버지니아가 독립주로 인정받았다.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버몬트주 역시 뉴욕주에서 갈라져 나왔다. 지금도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서 독립주 추진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시카고에서도 지난 1840년 이후 특정 지역을 떼어 내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었다. 1970년대와 1981년에, 또 가장 최근에는 2011년 감지됐었다. 특히 2011년에는 당시 팻 퀸 주지사가 주 남부지역 3개 카운티에서만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독립 움직임이 시작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시카고 독립주 추진 운동의 배경에는 전원지역의 소외감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근 위스컨신주 역시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는데 권력을 독점한 정치인들이 대도시에만 관심을 쏟고 전원지역의 이슈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적인 정치를 하는데 대한 반발이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독립주 추진 캠페인 역시 시카고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주정부 차원의 세금 인상이 전원 지역의 반발로 세를 불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지금이 시카고가 51번째 주로 떨어질만한 시기인가. 1270만 일리노이 주민들이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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