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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벽장 속 해골에 대한 상고

예수의 족보에는 41명의 남자 조상의 이름과 5명의 여자 조상 이름이 있다. 그 여자들의 이름은 다말, 라합, 룻, 밧세바, 그리고 마리아다. 이 다섯 중에 세명은 이스라엘인이 아닌 이방여자들이고, 4명은 혼외 임신을 했다. 그 중 다말, 라합, 밧세바의 경우는 근친상간, 매음, 간음, 혼외정사, 살인사건이 얽혀 있다.

이 가운데 첫번째로 등장하는 다말은 야곱과 레아의 4번째 아들인 유다의 장자 며느리였다. 유다는 가나안 여자인 아내와의 사이에서 엘, 오난, 셀라라는 세 아들을 두었는데 장자 엘이 후사가 없이 죽었다. 신명기(25:5)에 나와있듯이 남편과 사별한 여자는 다른 데 재가할 수 없고, 죽은 남편의 형제가 그녀를 아내로 삼고 아들을 낳게 해서 형의 대를 잇게 하는 의무가 있었다.

그래서 다말의 시동생이던 오난이 다말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오난은 다말과 살면서도 죽은 형의 대를 잇기를 원하지 않아서 임신시키기를 피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하나님이 그를 죽게 했다. 둘째가 죽었으니 다말은 유다의 셋째 아들인 셀라와 결혼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유다는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아들마저 잃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두려워져서 셀라가 결혼할 나이가 될 때까지 다말을 친정집에 돌려보냈다.

세월이 흘러도 유다에게서는 아무 기별이 없었다. 어느날 유다가 양털을 깎기 위한 여행길에 오른다는 소식을 듣게 된 다말은 셀라와 결혼을 할 수 없다면 그녀가 그 가계에 후손을 남기는 길은 하나밖에 없기에 극적인 계획을 감행했다. 다말은 창녀로 분장해서 베일로 가리고 유다가 목적지로 가고 있는 길목에 앉아 있었고, 유다는 그녀를 창녀로 알고 동침한 후에 그녀가 원하는대로 그녀에게 자기의 도장과 그 끈과 지팡이를 담보물로 잡혔다.



3개월쯤 후에 다말이 임신했다는 소문이 돌자 유다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화형에 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때 다말이 사람을 보내어 담보물을 보이며 그 소유주가 바로 아이의 아비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전달했다. 유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다시는 그녀를 가까이 하지 않았지만 다말의 임신을 받아들였다.

다말이 낳은 아들의 이름은 베레스라는 이름이 지어졌고, 다윗왕이 베레스의 후손이 되고, 후에 예수 그리스도가 그 가문에서 탄생했다. 다말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있었다거나 자기의 인생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그녀가 하나님의 법과 풍습에서 요구하는 내용에 근거하여 자기가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명성은 물론 생명까지도 거는 단호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여성이었음은 분명하다.

당시의 문화에서 여성의 가장 큰 가치는 아들을 낳아 가계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아들이 없는 과부는 생존조차 어려웠다. 다말은 암담한 현실에서 낙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 여성이었다. 이 이야기의 아름다움은 다말이 하나님의 권세에 대한 자각이 있었든 없었든 간에, 하나님께서 좋지 않은 일을 통하여 좋은 결과가 있도록 일하셨다는데 있다.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명령을 존중하는 이에게 있어서는 부정적이고 심지어는 충격적으로 죄악된 사건을 통해서도 간섭하셔서 긍정적인 일을 만들어 내는 분이다.

비록 유다는 후사문제에 무관심했으나 하나님은 이방여인을 통해 유다의 족속을 확실하게 보전해 주셨다. 남다른 출생이나 비밀스런 가족사로 인해 위축되고 수치를 느끼며 사는 이가 있다면 인류의 구원자 되신 예수의 가족사를 보며 스스로 당당해지기를 권한다. 모든 집의 벽장 속에는 숨겨둔 해골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 해골을 숨기려하기 보다는 인정하고 진솔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참 겸손이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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