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현 문학칼럼: 이대로 살 수도 있지만!
유투버 박막례 할머니와 그녀의 손녀딸 유라가 쓴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를 읽고 있다. 특히나 이 책의 앞부분에 나온 할머니의 굴곡진 인생사를 읽고 있자니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그 칠십 평생의 끝은 의미 부재다. 손녀딸 유라는 할머니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의 말을 듣는다. 이 병에 대해 조사를 해 보니 ‘치매는 의미의 병입니다. 내 존재가 더 이상 큰 의미 없다고 판단할 때 뇌세포도 서서히 감소하게 되고, 그렇게 기억력을 잃어가는 병’ (114-115 모바일 버전)임을 알게 된다. 이를 필사적으로 막기 위한 몸부림이 할머니와의 호주 여행이었다. 그들의 여행을 담은 동영상이 유투브에서 뜨는 바람에 할머니는 말그대로 ‘스타’가 되셨다. 이 변화가 그녀의 삶을 반짝이게 한다.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한다. 막연하고 두리뭉실한 답은 있다. 내 자신을 알아가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면 좋아하고, 그리하여 그 즐거움을 통해 우울의 늪을 빠져나가는 것. 그것이 명상이든 요가든 유투브이든 자신에게 맞다면 무엇이든 경험해 보는 것.
개인적으로 삶의 기로에 서 있다. 아직 확정이 나지 않아 전부 말하지 않겠다. 그런데 새 일을 하려면 크고 작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일을 선택하고 싶은 이유는 더 많은 경험을 해 보고 싶어서다. 좋은 것이든 힘든 것이든 어떤 경험이든 그것은 값어치가 있다. 그 값을 치르는 동안 나는 삶의 한 가운데서 치열하게 살 것이다. 그렇다. 막례 할머니의 말대로 한 번 사는 인생, 이대로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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