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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방병일 전 몽고메리 경제개발청 부국장
670만 달러 공금 횡령 유죄 판결
범행 동기는 ‘도박 중독’

주류사회에 진출해 아메리칸 드림을 일궜던 한인이, 도박의 늪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영화같은 이야기가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벌어졌다.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670만 불 이상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던 전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경제 개발청 부국장(COO) 방병일(58ㆍ영문명 피터 방ㆍ저먼타운 거주ㆍ사진)이 지난 16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카운티 주 지방 검사 존 맥카티는 메릴랜드 그린벨트 연방 법원에서 “방병일은 부국장의 직권을 남용하여 총 670만5669달러의 공금을 횡령했고 범죄 동기는 ‘도박 중독’이라고 밝혔다.

방병일은 2004년 한국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이 고향이며, 대학 3학년 과정과 군 복무를 마치고 25살 되던 1985년 이민을 왔다. 메릴랜드 대학교 우주항공학과 졸업 후 1997년부터 몽고메리 카운티 공무원으로 봉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010년부터 2016년 7월경까지 몽고메리 카운티 경제개발청(Montgomery County’s economic development department ,MC-DED)의 부국장(COO)직을 지냈다. 몽고메리카운티 경제개발청은 신생 기업 개발 및 기존 사업의 재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특히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혹은 이노베이션 센터(business incubator & innovation centers)’를 설립해 신생 중소기업 성장에 힘썼다. 몽고메리카운티는 ‘인큐베이터 센터’ 안의 소기업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운영에 관한 교육 제공하거나 임대료를 낮춰주며 이들을 조금씩 성장시킨다. 이렇게 성장한 기업을 카운티 내에 배치해 지역 경제 수익 및 고용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2016년 경제개발청이 민영화되며 사실상 해체되자, 방병일은 몽고메리 카운티 재정경제부 (Montgomery County Department of Finance이)로 부서 이동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이곳에서 연봉 17만5127달러를 받으며 일했고, 다음 해 2017년 5월에 해고됐다.

연방 검찰청에 따르면 경제 개발청 부국장이었던 방병일은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비롯한 특별 프로젝트(special project)와 기업재정프로그램에 관련된 예산 담당 업무를 관장했다. 정부 지원금을 별도의 승인 요청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그는 2010년 ‘충북 인큐베이터 펀드 LL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미국에 진출한 충북 출신 기업들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특수 예산 및 발전 기금 등을 지속적해서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 법원 기록에 따르면 방병일은 자신의 집 주소를 사용해 총 4개의 충북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예치된 공금을 도박 등 개인 목적으로 사용했다. 또한 검찰은 방병일의 직권 남용은 허위 자금 청구서를 작성부터 체크/디렉트 디파짓 형식의 지급 승인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 16일 사전형량조정(plea agreement/plea bargain) 동의서에서 ‘자신은 2010년 부터 2016년까지 총 540만 달러를 충북 은행 계좌에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후 몽고메리 카운티 재정경제부에 일하면서 120만 달러 이상, 몽고메리 카운티 회의 방문자 국(Conference and Visitors Bureau of Montgomery County)으로부터 받은 4만 3천 달러 이상의 임대료 또한 횡령했다고 말했다.

방병일은 같은 수법으로 6년 이상 공금을 횡령하다 연방 조세 당국(Federal tax authorities)에 꼬리를 잡혔다. 그가 카지노에서 사용한 거액의 캐쉬어 체크 기록을 이상하게 여긴 조세 당국은 국세청(IRS)에 의심스러운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후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2007년 파산 신청한 방병일은 카지노에서 적게는 3만5000달러에서 많게는 20만 달러의 캐쉬어 체크를 사용하며 자금 출처에 관해 밝히기를 거부했다. 수사관은 카지노에서 사용한 수표 사본을 토대로 사기 은행 계좌의 돈을 추적한 결과, 거대 자금의 출처가 몽고메리카운티임을 밝혀냈다.

방병일은 지난 16일 미연방법원(U.S. District Court)과 주법원(state court)에 출두했다. 연방 법원은 송금 사기(wire fraud) 및 탈세, 주 정부는 횡령 혐의 계획(theft scheme) 및 재임 중 위법 행위를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당일 오전 검은 정장 차림으로 메릴랜드 그린벨트 연방 법원에 선 방씨는 미국 연방 법원 판사 폴라 지니스의 질문에 짧게 “예, 아니요”로 대답했다.

그는 지니스 판사의 “사전형량 조정에 외부 압력이 있었는가”란 질문에 “양심적 결정 외엔 없었다(“Other than my conscience, no”)고 답했다.

몽고메리 카운티 주 지방 검사 존 맥카티는 이날 “방병일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라스베가스, 델라웨어, 웨스트 버지니아에 있는 카지노를 방문했으며, 그가 도박 중독으로 횡령한 총금액은 670만5669달러다”라고 말했다. 맥카티 검사는 방병일이 횡령금 전액 배상을 협의했으나, 현재 그의 은행 잔액는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횡령 사건으로 인해 몽고메리 카운티 정부 및 관료는 카운티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티 내각 위원(County Council member) 조지 레벤탈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라며 “그(방병일)는 흠잡을 데 없는 복장에 매사 정확함과 신중함을 기하는 인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계속해서 “정말 믿을 수 없다. 할리우드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아이제아 레겟 몽고메리 카운티 이그제큐티브는 “분명한 것은 그가 저지른 범법 행위가 더 철저하게 감시 돼야 했다는 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 범죄는 방병일 한 사람의 행동에 관한 것이지 전체 기관이나 부서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카운티 정부의 책임이 아닌 방씨의 개인적 일탈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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