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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 아름다운 선율의 최고봉…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들어본 사람은 없어”

600여 곡 이상의 가곡을 작곡한 프란트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는 가사의 흐름에 맞추어 아름다운 선율을 창작하여 독일 낭만 가곡을 발전시킨 작곡가이며, 그로 인해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까지 지니게 되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곡을 작곡하였는데, 무엇보다도 그의 실내악곡들은 대중들과 연주자들에게 언제나 사랑받는 작품들로서 메인 레퍼토어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주에 소개된 피아노 5중주 ‘송어’를 비롯하여 2개의 피아노 트리오, 15개의 현악 4중주, 그리고 현악 5중주는 특히나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그의 대표적인 실내악곡 중에 오늘은 현악 5중주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실내악 곡인 현악 5중주(String Quintet in C major D.956)는 실내악 애호가라면 못 들어본 적은 있어도 한 번만 들어 본 적은 없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과 각 악기의 음색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은 그의 15번째 현악 4중주가 작곡된 1826년 이후 2년 만에, 그가 사망하기 두 달 전에 작곡된 그의 마지막 실내악 작품이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사망하기 전 연주가 되지도, 출판이 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28년 10월 2일 슈베르트가 출판업자 프로스트(Heinrich Albert Probst)에게 편지를 보내어 최근에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와 몇 개의 가곡, 그리고 현악 5중주곡을 작곡했다고 알렸지만, 프로스트가 보낸 회신에 따르면 피아노곡과 가곡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피아노와 가곡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슈베르트의 실내악곡은 별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대의 무관심으로 잊힐 뻔한 이 대작은 다행히도 그가 사망한 지 20년이 지난 1850년에 초연이 되었고, 1853년에 출판되었다.

현악 4중주 편성에 비올라를 추가한 일반적인 현악 5중주(바이올린 2, 비올라 2, 첼로1)의 편성이 아니라, 비올라 대신 첼로 1대를 추가한 바이올린 2, 비올라 1, 첼로 2의 이례적인 편성으로 작곡되었으며, 이 곡을 슈베르트의 ‘첼로 퀸텟(Cello Quinte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음악학자들 사이에서 슈베르트가 비올라 대신에 첼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그의 피아노 5중주 ‘송어’에서 일반적인 피아노 5중주의 편성과는 달리 바이올린 대신에 더블베이스를 선택했던 것처럼, 슈베르트는 그의 작품에서 악기 특유의 음색을 들려주기를 원했다. 슈베르트 특유의 길고 아름다운 선율을 표현하기에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아있는 첼로의 풍성한 음색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폴란드 출신의 미국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 1887~1982)은 슈베르트 현악 5중주의 2악장을 자신의 장례식을 위한 곡으로 연주해 달라고 유언을 남겼고, 바이올리니스트 조셉 선더스(Joseph Saunders)는 자신의 무덤 비석에 슈베르트 현악 5중주 1악장의 제2 주제-첼로 두 대의 멜로디를 새겨 넣어달라고 하였다. 이토록 수 많은 음악가가 으뜸으로 인정한 이 작품은 저명한 연주자들에 의해 연주되었고 많은 레코딩이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1950년대에 녹음된 아이작스턴(vn), 알렉산더 슈나이더(vn), 밀턴 카팀스(va), 파블로 카잘스(vc), 폴 토틀리에(vc)의 앨범과 1990년대에 에머슨 현악 4중주단(Emerson String Quartet)과 저명한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가 함께 연주한 앨범은 최고의 앨범으로 뽑혀 많은 사람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문학과 시에 항상 관심이 많았던 가곡의 왕 슈베르트. 그의 감성을 5대의 현악기로 표현하여 언어보다도 더 절절한 감정을 음악에 녹여내는 그의 현악 5중주 D.956을 감상해보기를 권한다.

이영은/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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