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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스즈키 영재교육과 음악교육철학

음악 통해 삶의 의미 가르쳐
음악은 즐거워야 진가 발휘

미국과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각지의 많은 곳에서 아이들이 현악기를 배울 때 스즈키 교본을 사용한다. 기본적인 테크닉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나라의 동요와 민요, 귀에 익숙한 멜로디로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기 때문에 어느 교재보다도 인기가 많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도 악기 교본을 스즈키로 선택하여 지도하는 선생님이 많았으니, 그 역사가 꽤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악기의 입문서로 유명한 스즈키 교본을 만든 사람은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신이치 스즈키(Shinichi Suzuki, 1898~1998)이다. 그는 나고야에서 큰 바이올린 공장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되었다. 바이올린 공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스즈키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듣고 음악에 점차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의 나이 22세에 독일로 음악공부를 하러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독일 유학 후 여러 대학에서 교수, 학장을 역임하고,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교육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스즈키의 교육방법은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랑과 삶의 깊은 의미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이다. 음악교육이 아이들에게 필수적인데, 특히 클래식 음악은 인간 고도의 정신 활동으로, 연주하고 듣고 공유하는 것으로 마음 속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음악적으로 훌륭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개인의 능력은 환경에 의해 무한히 계발될 수 있으며, 인격체를 존중하는 좋은 교육으로 인해 누구나 높은 수준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스즈키 교육법은 모국어식 교육방법을 기반으로, 엄마가 아기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는 것처럼 반복적인 학습으로 음악을 배우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교사의 역할은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아이 각각의 특성과 성격에 맞게 지도하며, 아이의 장점을 칭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즈키의 음악교육은 재능교육이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효과적이다. 악기 교육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레코딩 감상 교육을 통해 리듬, 박자, 음정을 귀에 익히고, 귀로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함께 음악을 배워 더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배움에 있어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이다. 부모가 레슨에 참여하고, 복습과 예습 시 아이와 함께하며 격려와 용기를 주고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동료 학생과 함께 앙상블을 이루게 하여 경쟁이 아닌 협동하는 자세와 적극적인 동기를 제공하도록 한다.

스즈키의 음악교육이 북미지역에 알려진 것은 1958년 오하이오 오벌린 대학에서 열린 미국 현악교사협회에서 주관했던 학회였다. 그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스즈키 교육에 많은 관심을 두고, 아이들의 음악교육에 그의 철학을 담아 가르치게 되었고, 스즈키 교본도 사용하게 되었다. 스즈키 교본에는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의 민요나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모든 사람에게 익숙한 멜로디를 담았다.

바하, 텔레만, 드보르작, 헨델, 슈베르트, 파가니니, 보케리니, 브람스와 같은 유명한 작곡가들의 곡을 아이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쉽게 편곡하여 수록하고, 모든 곡을 연주하여 레코딩에 담아 교본과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같은 현악기뿐 아니라, 피아노, 플루트, 기타, 하프 등 다양한 악기를 위한 교본이 출판되었고, 그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이 스즈키의 교육철학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미국에서의 음악교육은 스즈키의 교육철학을 주로 담고 있다.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하고, 학교 특별활동이나 교외 오케스트라에서 친구들과 함께 앙상블 연주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종종 필자는 스즈키의 교육철학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상황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대학입시를 위한 오케스트라 오디션과 컴페티션에서 아이의 즐거움보다는 부모의 욕심을 마주할 때가 있다. 음악은 즐거운 것이어야 하며, 즐거운 것일 때 음악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한다. 다시 한번 스즈키의 교육철학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떤 교육이 아이들에게 진정한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영은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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