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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이제는 ‘장난-게임’처럼 이뤄진다

한국학생들도 피해 많아 심각 학교당국, 적발하고도 ‘쉬쉬’ 적당한 처벌로 대충 마무리

학교 현장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적 욕설 등 증오범죄가 장난이나 게임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학교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범죄는 워싱턴메트로지역 공립학교 중 주로 백인비율이 높은 학교에서 자행되고 있는데, 상당수의 한인학생도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부유층 밀집거주지역에 위치한 윈스턴 처칠 고교 당국은 “백인우월주의에 의한 증오주의 물품(racist hateful materals)"이 거래되다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브랜티 헥커트 교장은 문제의 물품이 “이른바 ‘인종차별 욕설 허가권(N-word Pass)'이었다”고 밝혔다.
거래를 통해 인종차별 욕설 허가권을 얻을 경우 백인우월주의에 입각한 인종주의적 욕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배출 허가권을 소유한 공장이 굴뚝으로 시커먼 연기를 내뿜듯이, 이 허가권을 얻으면 욕설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는 것인데, 몽고메리 카운티는 물론 미국 전체에서 이러한 허가권의 법률적 효력을 인정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다수의 백인학생들이 소수의 유색인종 학생을 대상으로 자행하는 일종의 장난이나 게임이지만, 성인범으로 기소가 가능한 중범죄 사안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을 적발한 학교당국과 카운티 교육청이 제대로 징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헤커트 교장은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 상처를 주는 행동일뿐만 아니라 학교가 제공하는 훌륭한 가치의 토대를 허무는 짓“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징계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인종차별 욕설 허가권을 배포한 학생 세 명을 적발하고 합당한 징계를 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느정도 수위의 징계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인종차별 범죄에 걸맞는 처벌이 아니기 때문에 공개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운티 교육청 그보인드 이니얄라 커뮤니티케이션국 국장은 “윈스턴 처칠 고교가 적절한 수위의 징계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라는 애매한 발언만 했을 뿐 석연찮은 이유로 징계수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종차별의 형식이 게임이나 장난이기 때문에 애써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려는 가증스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인종차별을 장난이나 게임처럼 하는 학생들은 교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영악하다. 장난과 같은 형식의 인종차별욕설이 적발되더라도 처벌수위가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백인학부모 위주로 짜여진 학부모연합 PTA도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는 건 마찬가지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최근 백인과 혼혈 학생을 중심으로 게임을 해서 진 학생이 아시안 등 유색인종 학생을 괴롭히는 인종차별 행위가 크게 늘고 있다. 이 역시 게임의 형식을 빌리고 있기 때문에 적발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다.

인종차별 게임에 대해 형식보다 본질을 바라봐야 함에도, 가해학생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한 탓에 ‘사소한 장난’으로 치부하려는 것이다.
공립학교 인종차별 사건은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 힘들다. 문제의 윈스턴 처칠 고교에서는 지난 2016년 독일 나치의 꺾여진 철십자가 모양의 ‘스와스티커(swastika)’를 비롯해 무수한 인종차별 범죄가 자행됐으나 제대로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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