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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자유와 사랑①

차재승 / 뉴브런스윅신학대학원 교수

기독교의 하나님은 세계와 인간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는 인격적인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인격성은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자유"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만약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데 자신의 뜻대로만 사랑한다면 인간은 자유를 상실해 버릴 것이다. 아무리 신이라도 자유를 상실한 "죽어있는 타자"와 살아있는 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 만약 신이 인간에게 자유를 허락했는데, 그 자유로 인해서 인간이 분쟁과 악의 길로 제멋대로 가버린다면, 그리고 신이 그러한 인간을 그냥 내버려 둔다면, 그 신은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신일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자유는 얼핏보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인격성속에서 반드시 서로 함께 공존해야할 본질적인 가치다.

하나님의 인격적 사랑에 대해서 본 칼럼이 여러 각도로 다루어오고 있다. 그리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창조.대화.계시.기다림.침묵.용서.심판.희생.인도.동행과 같은 인격적 사랑을 성경과 역사속에서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인들이 하나님께서 선물처럼 허락하신 "인간의 자유"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꺼린다.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자유가 서로 상반되는 인과관계로 맞물려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노예상태의 인간을 설정해야만 하나님의 사랑이 더 부각될 수 있다거나, 혹은 반대로 인간의 자유가 광범위하게 확보되면 하나님의 사랑이 더 이상 필요없게 되어버리는 것으로 이해한다. 과연 그런가? 하나님과 인간은 이렇게 서로 경쟁하는 좁은 관계 속에 있는가?

창세기에서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하신 후에 하나님은 인간에게 동물들을 다스리고 그 이름을 짓게 하셨고, 선악과를 먹지 말도록 하셨는데 인간에게 자유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구약의 핵심적인 가치는 이집트의 노예생활로부터 해방된 유대인들의 자유다. 그 자유가 너무 소중해서 자신들의 유대인 노예들에게도 7년이 되면 조건없이 자유를 부여했는데(출21:2), 이것은 비록 이방인들을 영원히 노예로 삼을 수 있었던 법률과는(레25:26) 차별적이긴 하지만, 당시의 원시적 사회제도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유에 대한 강렬한 사상을 담고 있다.

예수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고상한 선포가 바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2)는 말씀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깨달음이 인간을 해방한다"는 철학적 사색의 문구를 넘어선다. 예수는 자기 자신을 "길과 진리와 생명"(요14:6)으로 규정하면서, 진리인 자신의 말에 거하는 예수의 제자들을 자유하게 할 것이라고 선포하셨다(요8:31-32). 그런데 예수를 믿었던 유대인들이(요8:31) 이 말을 듣고 자신들은 이미 자유인들인데 왜 자유케 되어야 하냐고 반문한다(요8:33). 이에 예수께서는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노예(요8:34)이며, 노예가 아닌 아들이 자유하게 하면 참으로 자유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요8:36).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는 말씀은 ①인간일반이 모두 죄의 노예로 살아가는데 인간이 미처 이것을 알지 못하지만, ②하나님의 아들, 자유인(自由人)이자 참 진리이신 예수께서, ③예수의 말에 거하는 예수의 제자들을 자유하게 하신다는 말씀이다. 인간이 자유롭지 못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 참 자유의 출발점이며, 자유인인 하나님의 본성과 진리인 예수의 말씀이 자유의 내용이고, 예수 안에 거하려는 인간의 능동적인 참여가 인간의 자유에 기여한다는 예수의 자유사상은 거짓과 진리, 하나님의 본성, 말씀으로서 예수, 자유함, 자유됨을 함께 아우르는 종교적인 자유사상이다.



자유란 무엇일까? 절대자유도 존재할까? 예수께 속하면 자유하다는 기독교의 역설적 자유사상은 절대자유와 충돌하는 것을 아닐까? 이어지는 컬럼에서 자유일반과 기독교의 자유에 대해서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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