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과 믿음] 팔정도: 여덟가지 바른길

1983년 JFK 공항을 출발한 민간 여객기 KAL이 구 소련 상공을 지나가다 소련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수백명의 민간인 승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킨 이 사건은 조종사가 실수로 지정된 경로를 벗어나서 소련 상공으로 들어간 것에서 기인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배가 바다를 항해할 때 아무데로나 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길, 가야 할 길이 있다. 그 길을 벗어날 때 사고가 나는 것이다.

하늘에도, 바다에도 길이 있듯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에도 '길'이 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걸어야 할 도리를 벗어나면, 정해진 경로를 벗어난 차가 사고를 내듯, 우리는 행복과 자유를 벗어나 불행과 고뇌의 삶을 살게된다.

유대교는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십계명은 무엇이 복과 생명에 이르는 길이며, 무엇이 불행으로 가는 길인가에 대한 분명한 가르침이며, 이 기본적 윤리강령과 규범은 유대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근원이 된다.



모든 사람이 행복과 자유를 갈구하지만 사실 그 행복과 자유의 길을 아는 사람, 특히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성현들이 이 세상에 출몰해서 사람들에게 자유와 행복을 주기 위해 하셨던 일은 사람들에게 바로 "정로" 즉 바른 길을 가르켜 주는 것이였다. 비록 그것을 지키는 것이 당장은 불편할지라도 그 길을 걸으면 자유와 행복, 생명의 길로 인도되고, 그 길을 벗어나면 불행과 파멸의 길로 간다는, 간단하지만 심오한 진리를 가르쳐 준 것이다.

불교, 원불교에도 입문을 하게되면 처음 받게 되는 것이 계문이며, 이 기본적인 윤리강령, 행동 규범은 원숙한 수행자들도 때때로 묵상을 하면서 자기의 행동에 비교해 보며 반조해야 하는 중요한 것이다.

특히 부처님께서는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길을 팔정도(八正道)로 가르쳐 주셨다. 상식과도 같지만 큰 진리가 담겨져 있는 이 팔정도는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를 이른다.이 팔정도의 영어 번역은 'Noble Eightfold Path' 즉 '고귀한 여덟가지 길'이다. 이 길은 육신의 다리로 걷는 길이 아니라, 우리 마음으로 걷는 길이다. 이는 매뉴얼과 같이 간단하고 선명한 것으로 부처님께서 실천을 강조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첫째는 정견(正見) 즉 바른 견해를 가지는 것이다. 히틀러의 유태인에 관한 편벽되고 잘못된 견해는 세상을 불행의 구덩이로 들어가게 했다. 작게는 집안에서의 며느리, 시어머니의 편견뿐 아니라 한 나라에서의 계층간의 편벽된 견해 등이 우리 가정과 사회를 얼마나 불행의 구덩이로 몰고 가고 있는가? 아프리카의 어떤 동물은 군집본능이 강해서 항상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데 앞서 가던 동물이 절벽에 다다랐을 때 뒤에 따라오는 동물들이 멈추지 못하고 앞으로 밀고 가는 바람에 앞의 동물들이 절벽에 떨어져서 죽는 일이 가끔 생긴다고 한다. 우리가 바른 견해, 가치관을 가지지 않고 단지 다수가 원하는 세상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마치 그 동물처럼 결국 언덕에서 떨어져서 멸망과 불행의 길로 접어드는 것과 같다. 어떤 종교이건 진리를 깨치지 못한 범인(凡人)을 위해 바른 진리와 바른 인생관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둘째는 정사유(正思惟), 즉 바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 우리의 말과 행동은 결국 우리 생각의 반영이다. 한 생각이 바르면 우리의 모든 생활이 바르게 되고, 한 생각이 어두우면 우리의 삶 자체가 어두워진다. 개가 돌에 맞으면 개는 돌을 쫓아가고 사자가 돌에 맞으면 사자는 그 돌을 던진 사람을 쫓아간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무엇인가가 잘못되고 있다면 우선 나의 '생각'을 먼저 반조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모든 습관의 행동이 바로 우리 생각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바르면 삶이 바르고 행복해 진다.

세번째는 정어(正語), 즉 바르게 말하는 것이다. 구시복화문, 즉 '입이 모든 행복과 불행의 문이다.' 하는 속담이 있다. 우리의 혀는 칼과 같이 그것이 요리를 하는데 사용되면 무한한 복을 장만하고 그 칼이 도둑에게 사용되면 흉기로 둔갑된다. 미국에서 가장 부자중의 하나였던 보험왕 폴 마이어의 이야기다. 보험 세일즈 일을 하려면 말을 정확히, 설득력 있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러나 그는 어릴 때 말을 더듬었다. 그 어머니는 그에게, "니가 말을 더듬는 것은 네 머리회전이 너무 빨라서 혀가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며 위로와 희망을 말을 했다. 그 말은 어린 마이어에게 큰 용기를 주었으며 그는 결국 미국에서 보험세일즈로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된다. 우리가 하는 말은 주변사람, 특히 어린 자녀에게 참으로 지대한 영향을 준다. 말로서 죄를 짓는 줄도 모르게 죄를 짓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음은 정업(正業), 즉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내 의도와 내 말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우리는신용을 잃게 되고 우리의 말은 그림 속의 불(火)과 같이 아무런 따뜻함과 감동이 없다. 우리의 생각과 말이 우리 주변사람에게 영향을 주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우리의 행동이며, 우리의 행동이 바로 우리 삶을 행, 불행으로 인도하게 한다. 사람들은 무슨 행동이 바른 행동인가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기에 유태교에 뿌리를 둔 종교에서는 십계명을, 불교에서는 계문을 지키는 것으로 바른 행동의 출발점을 삼는다.

정명(正命), 즉 바른 (직업)생활이다. 많은 현대인은 직장에서 태반의 시간을 보낸다. 환경이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 이상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가는 특히 우리의 인성과 마음에 큰 영향을 준다. 변호사, 기자, 농부 등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나름대로 인격이 있다. 이는 그들이 하는 일을 통해서 태반 형성된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좋은 직업은 많은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라 내 마음과 남의 마음을 맑히는 직업이며, 그 직업으로 내 생활과 사회를 밝게 하는 직업이다. 우리가 특히 직업 선정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사종사의 말씀에 따르면 살생이 수반되는 직업 (도축업 등), 사람 정신을 마취시키는 직업 (술, 담배 등을 제조 파는 직업) 등은 개인이 하는 것보다 국가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하셨다

정정진(正精進), 즉 바르게 정진하기다. 이는 바른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자유의 길을 알더라도 그것을 실행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른 의미가 없다. 소파에 앉아서 아무리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읽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득이 없다. 이는 특히 현대인이 수시로 묵상, 반조를 해야 하는 조목이다. 또, 설사 내가 어떤 것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더라도 이것이 바른 목적을 향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반조해야 한다.

정념(正念), 즉 바르게 깨어 있기다. 이는 특히 명상과 관계되는 것으로 현실생활에서 항상 마음을 고요히 하고 여러 상황에서 깨어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특히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그 순간에 고요한 마음으로 바른 판단, 결정을 하는 것으로 연결이 되는데, 부처님께서는 수행자가 명상을 할 때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잘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이 훈련이 시작된다고 말씀하셨다. 마음을 잘 사용하려면 우리 마음을 잘 바라보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고 주요한 것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정(正定), 즉 바른 명상 혹은 집중이다. 인류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문명사적 사건은 유목문화에서 농경문화로의 전환이다. 인류가 정착해서 살게 되면서부터 항상 떠돌아 다니면서 집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거나 하는 등의 수고를 덜게 되었고, 이 여유가 더 생산적인 작업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다시 직업의 분화, 사회의 전문화 등으로 이어졌다. 농작물, 혹은 시간에 있어서도 잉여가 생기게 되어 문화가 발달되고 사회가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이는 우리 마음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우리가 마음의 평정과 중심을 잃게 되면 아니할 말과 행동을 해서 인생을 고난의 구렁으로 몰고 가게 되고, 무엇보다 평정을 잃은 마음 자체가 바로 불행이다. 창문을 닦으면 온 바깥 세상이 정확히 아름답게 보이듯, 우리 마음이 선과 명상을 통해 깨끗해지고 안정되면 온 세상이 달라지고 우리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나무꾼이 나무를 더 많이 잘라서 시장에 팔면 돈을 더 많이 벌수 있다. 지혜로운 나무꾼은 휴식때 도끼를 갈아서 더 많은 나무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규칙적으로 선과 명상, 기도로서 마음을 닦으면 우리 마음이 집중과 고요함을 얻고 일의 효율이 오르고 우리 인생이 훨씬 풍성해 진다. 이는 많은 신앙, 수행인의 경험이며 신앙, 수행의 고백이다.

이 여덟가지 길은 참으로 상식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을 실지로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가 세상에서 행복과 자유를 누리는 사람은 소수이며 불행과 고를 느끼며 사람이 다수가 되는 이유이다. 우리가 정도(正道), 즉 가야 할 길을 잃었을 때 불행을 초래하고 있다는 이 사실을 잃지 말자. 세탁기 매뉴얼이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지만 매뉴얼을 아는 것으로 빨래가 되지 않는다. 이 팔정도의 길을 수시로 묵상하고 실행하자.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