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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소통'…진정한 한인타운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팰팍에서 '시장과 주민과의 대화' 모임이 열리고 있다. [사진 팰팍한인유권자협의회]

최근 팰팍에서 '시장과 주민과의 대화' 모임이 열리고 있다. [사진 팰팍한인유권자협의회]

이게 정녕 꿈일까? 그 순간이 오기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려 왔던가! 가슴이 벅차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미국 속 진정한 한인타운의 시작을 알렸던 'May 14, 2019, 10AM!' 타운회의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 중엔 한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툰 영어로 더듬거리며, 혹은 통역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의사를 표현 해야 했던 지난날의 서러움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태중에서부터 70여 년을 또 다른 나의 자아로, 나와 함께 세파를 부대껴 온 나의 말, 우리의 말로 속 시원히 묻고 대답하였던 2시간 동안의 벅찬 감격의 순간은 그렇게 꿈처럼 지나갔다. 이날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며 이국생활의 인고의 세월을 감내해 왔을까?



시장, 주민과의 첫 번째 만남

지난 5월 14일 실시된 시장과 주민과의 첫 번째 만남에서, 내가 회의를 끝내면서 느낀 소회이다. 팰팍에 한인시장이 취임한 지가 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많은 주민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타운 경찰들의 주민을 대하는 모습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거리가 한결 깨끗해졌다" "횡단보도에 보행자 안전 표시판이 많이 설치되어 길을 건너는데 신경이 덜 쓰인다" "지난 겨울에 파손된 도로 팟홀의 수리가 신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타운홀을 방문하여 시장님 만나기가 한결 쉬워졌고 우리말로 속 시원히 민원을 이야기하니 10년 묵은 체증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등등 좋은 모습으로 달라진 한인타운 팰팍에 대한 긍정적인 말씀들이다.

일부 원성도 끊이지 않아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푸념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아니, 이러자고 한인 시장 만드느라 그 애를 썼냐? 올리지 않겠다던 부동산 세금은 왜 5% 이상 올렸어?" "타운 내 도로는 땜빵투성이라서 차를 타면 시골 자갈길 가는 듯이 엉덩이는 들썩거리고, 여기저기 흙먼지에 중장비, 건설공구 소음에 정신이 없어. 셀 수 없이 지어지고 있는 듀플렉스는 짓는 놈에 따라 크기가 제멋대로야. 어떻게든 늘리고 불리고 높이고. 맨땅을 억지로 돋구어 기존 주택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이런 변칙적인 허가는 어느 놈이 내주었어?"

"억울한 일로 타운홀을 찾으면 냉대받는 건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세금 납부하러 가면 불친절한 수납자의 태도에 진저리가 나는 것도 변하지 않았고. 타운 정치권은 두 분 상왕 전하 모시듯 두 사람의 실세 시장이 있는 것 같구만" "타운행정은 바뀐 모습을 어느 구석에도 찾아볼 수 없고, 타운 웹 사이트는 아예 먹통이야. 뉴저지 최초로 영어-한국어 공식 통역사를 고용하였으나 공석이 된지가 1년이 넘어도 통역사 재 고용 소식은 없고, 미국에서 가장 최신식 주차 미터기라고 자랑하던 브로드애비뉴의 미터기는 오작동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이유는 뭐지? 한인 시장, 시의원, 교육위원을 대거 당선시킨 지 얼마나 지났다고 600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학교 개보수 예산을 만들려 시도하는지…"

입에 거품을 내뿜으며 열을 올리는 정의로운(?) 타운사랑이 몸에 베인 성급한 시민들의 원성도 가까이에서 들려온다.

인내심 당부하는 한인 시장

118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인구 2만명 남짓한 조그마한 타운 팰팍시장이라는 직책을 인계 받은 신임 한인 시장에게 거는 기대는 생각 이상으로 상상을 초월한다. 그동안 억눌려 지내왔던 오랫 동안의 억울함을 보상 받으려는 듯한 성급함이 한인 주민들 의식의 밑바닥에 깔려있다.

크리스 정 팰팍 시장은 팰팍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주민과의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하여 시장직 인수 후 시 행정과 추진되고 있는 업무 내역을 친절하고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이 모습에서 그는 한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한인 2세들에게 귀감이 되는 시장이 되어 한인들의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선봉에 서 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주민들의 잘못된 시 행정에 대한 지적이나 억울한 사연 호소에 열심히 귀 기울이면서, 개인적인 정치역량까지 지적하는 일부 참석자들의 인신 공격성 발언에도 감정대응을 피하고 차근차근 설명하는 그의 태도에 많은 참석자들은 아낌 없는 성원을 보냈다. 구태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면서 고칠 것은 고치고, 도저히 안 되는 것은 아예 버리는 과감한 개혁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적어도 1년 정도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는 새 시장의 포부에 찬 간곡한 청원은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선출직 공직자 공약 지켜야

선출직 공직자들이 후보 시절 목청껏 소리치는 공약들이 있다. 세금 인상 없는 타운. 아녀자들이 마음 놓고 거닐 수 있는 안전한 밤거리. 부정부패가 발을 붙일 수 없는 깨끗한 타운 정부.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자녀들을 자신의 모교에 다니게 하고 싶은 최고 학군의 타운 등등. 타운이 금빛 마을로 바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온갖 공약이 넘쳐난다.

그 많은 공약 중에 한가지라도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일 수 있는 현실적인 구호를 외치는 후보를 선택하기에는 유권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너무나 빈약하다. 알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거나 알아도 무관심 속에 지나쳐 버리는 것이 대부분 주민들의 습관화된 사고 방식이다. 이런 주민들의 정치의식은 타운정부 측에서 불리한 정보공개를 원치 않는 떳떳하지 못한 타운의 행태와 맞물려 피부로 느끼는 막연히 번드르한 겉모습만이 타운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깜깜이 장님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선출직 공직 후보자들의 유권자들과의 약속은 실현 가능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일단 당선된 후, 선출직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선거 유세 때 급조한 유권자들과의 약속이 현실성이 부족하여 지키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도 할 것이다. 무리하게 설정된 공약으로 인하여 공동체에 피해가 예견 된다면 그 공약은 폐기되어야 한다.

이 경우, 공약폐기에 대한 진실하고 충분한 해명이 소통을 통하여 이루어 질 때 더욱 신뢰받는 지도자가 되고 구성원들을 그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조력자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4일 뉴저지 정당별 예비선거

120여 년 팰팍 타운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이룬 제1회 '시장과 주민간의 대화'는 계획 단계 때의 우려와는 달리 한인시장의 대화를 통한 소통 의욕, 그리고 한인들이 기꺼이 부응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앞으로 무엇보다도 타운 주민들은 나 몰라, 나 하나쯤이야 하는 피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시장과의 진솔한 대화를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그 지속적, 적극적인 대화참여와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서 창의적인 생각을 모으고 조율하여 올바른 시 행정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한인타운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효율적이고 투명한 타운 운영을 통해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사업자들의 권익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한인 정치력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한인들은 타운의 진정한 주류임을 인정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역 전체 한인들의 권익신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뉴저지주 정당별 후보자를 선출하는 예비선거가 6월 4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팰팍 민주당 시의원 후보로 4명이 경합하여 2명을 선출하게 된다. 11월 중간선거에 공화당과 무소속 후보와의 마지막 결선이 남아있지만 민주당이 강세인 팰팍의 정치 구도상으로 예비선거에 승리한 민주당 2명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한인 시장이 의욕적으로 시정을 펼치려 애쓰는 팰팍 타운 시의원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막중하다. 의욕적으로 일하려는 시장의 뜻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하는 후보, 아니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후보, 두 성향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이번 팰팍 예비선거의 관건이다. 언론 보도도 있었고 유권자협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공지문을 통하여 후보자 개개인의 프로필과 공약을 홍보하였다. 그 내용들을 철저히 검증하여 살기 좋은 팰팍 건설의 적임자를 고를 수 있는 팰팍 유권자들의 혜안이 있기를 기다린다.


권혁만 / 팰팍한인유권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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