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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선 호두가 '심장의 보약'

밤ㆍ호두 등 견과류가 제철입니다.


한방에선 “머리가 좋아지려면 호두를 먹을 것”을 권합니다.
호두가 뇌 모양을 닮았다는 이유에서죠.

이는 ‘동기상구’(同氣相求ㆍ동일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 기운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라는 한의학 이론에 근거한 것입니다.
간을 치료하려면 동물의 간을 먹어야 한다는 식이죠.



그러나 호두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심방과 심실로 나뉘어 있는 심장이 연상됩니다.
그래선지 미국 등 선진국에선 호두를 ‘심장 보약’으로 간주해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호두나 호두가 함유된 식품의 라벨에 “하루 1.5온스(약 43g, 8개 정도)의 호두 섭취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문구를 써 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호두가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공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자연의학자들은 심장병ㆍ가슴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호두 껍질의 안에 붙은 부분을 떼내 삶은 뒤 차로 만들어 매일 3컵씩 마실 것을 권장합니다.


올해 7월 4일자 ‘애널스 오브 인터널 메디신’(Annals of Internal Medicine)엔 호두가 심장병 예방에 유익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실려 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장기간(4년)에 걸친 ‘지중해식 식사’가 심장마비 등 심장병 발생 위험을 50%까지 감소시켰어요. 연구팀은 호두ㆍ채소ㆍ콩ㆍ올리브유 위주의 ‘지중해식 식사’를 즐긴 사람들이 저지방 식사(미국심장학회가 정한 저지방 식사의 가이드라인대로)를 한 사람들보다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오히려 더 많이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매일 호두 43g과 호두 기름 한 찻숟갈을 6개월간 꾸준히 먹으면(비만한 남녀 23명 대상) 보통의 미국식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균 11% 낮출 수 있다는 미국 학자의 연구결과도 있어요.

이처럼 호두가 심장 건강에 이로운 것은 무엇보다 알파 리놀렌산(ALA)이 풍부해서입니다.
ALA는 참치ㆍ고등어ㆍ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DHAㆍEPA와는 다른 종류의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지요. ALAㆍEPAㆍDHA는 모두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입니다.
셋다 혈액을 묽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해줍니다.


호두엔 심장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하나 더 있이요. 장시간의 항공여행에 따른 시차 극복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멜라토닌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멜라토닌은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물질로 작용합니다.
혈관에 쌓인 유해산소를 제거해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것이지요. 호두를 즐겨 먹으면 혈중 멜라토닌 함량이 3배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호두는 2형(성인형) 당뇨병의 예방ㆍ치료에도 유용해요. 호두 등 견과류를 매주 5회 이상 먹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또 미국당뇨협회(ADA)의 학술지인 ‘당뇨병 케어’(Diabetes Care)지 2004년 12월호엔 2형 당뇨병 환자가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매일 호두 한 움큼을 더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고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호두를 하루 8~10개(30g)씩 6개월간 섭취하게 했더니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0% 떨어지고,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갔다는 것이지요.

‘뇌를 닮은’ 호두는 실제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호두에 든 칼슘ㆍ레시틴 성분이 뇌와 신경을 강화시키고 불면증ㆍ노이로제를 완화시키기 때문이죠. 한방에선 호두를 갈아서 차로 마시면 두뇌 발달과 숙면에 유익할 것으로 여깁니다.


전문가들은 호두가 암 예방과 알츠하이머형 치매ㆍ파킨슨병 등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ㆍ지연시키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호두에 든 오메가-3 지방과 멜라토닌이 뇌에 축적된 유해산소를 제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호두 잎과 껍질은 충치ㆍ치석을 없애주고 치아를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자연의학자들이 치아가 나쁜 사람에게 끓인 물(2컵)에 호두 잎(50g)과 껍질(25g)을 넣고 1시간 쯤 달인 뒤 매일 2컵씩 마시라고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죠.

이처럼 호두는 건강에 유익한 견과류입니다.
미국에선 호두와 연어 가운데 어떤 것이 건강에 더 이로운가를 놓고 학자들간에 설전이 벌어질 정도입니다.
그러나 섭취시 주의할 점도 있어요. 무엇보다 열량이 꽤 높다는 것입니다.
말린 호두의 100g당 열량이 652㎉(볶은 것은 673㎉)에 달해요. 따라서 다이어트중이거나 과체중ㆍ비만인 사람이 호두를 과다 섭취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불포화 지방도 1g당 9㎉를 발생시키는 지방이거든요. 게다가 호두의 지방은 소화가 잘 안됩니다.
따라서 소화력이 약하거나 섭취 뒤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먹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호두의 건강성분인 오메가-3 지방도 오래 방치하거나 보관을 잘못해 산화하면 맛이 떨어질 뿐 아니라 건강에 유해한 물질(과산화지질)로 변한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됩니다.


호두는 가능한한 껍질이 붙어 있는 것을 구입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을 깐 호두는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되므로 캔ㆍ병 등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2~3개월 이상 보관해 곰팡이가 피었거나 지방이 산화한 호두의 섭취는 금물입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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