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올해 안보셨다면 후회할 한국 영화 베스트 10

‘13,019,740.’ 무슨 난해한 암호 같은 이 숫자의 의미는 <괴물> 의 최종 스코어다.


1,300만 명을 훌쩍 뛰어 넘으며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괴물> 은 남한 사람들 약 세 명 중 한 명이 본 것이 된다.
하지만 <괴물> 을 꼭 봐야 할 이유가 ‘괴물’ 같은 흥행 성적을 올렸기 때문은 아니다.
<괴물> 이 지니고 있는 도전과 창의, 그리고 뛰어난 연출과 훌륭한 연기가 하나로 응집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봉준호 감독이 <괴물> 을 구상하고 있을 때 많은 영화관계자들이 우려했다.
CG로 만들어낸 ‘괴물’이 자칫 유치하게 표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형 괴수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주입되면서 더욱 근심 어린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깔끔한 괴물을 선보였다.
특히 초반 괴물이 등장해 한강 둔치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일찍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특수효과 장면이었다.


실제로 외국 영화관계자들은 “할리우드보다 훨씬 적은 제작비로 이런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냐”고 묻기도 했다.
다의적인 의미를 지닌 영화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역량도 돋보인다.
또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영화에 대한 믿음으로 뭉친 변희봉 송강호 등의 연기자와 김형구 촬영감독, 고 이강산 조명감독 등의 노력도 빛났다.



추석 시즌 개봉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 스타> 에 대해 ‘영화 자체는 기대되지만 노땅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라 흥행이 될까?’ 하고 의문부호를 붙였다.
하지만 안성기 박중훈 그리고 ‘삶의 페이소스를 표현하는 감독’이준익은 큰일을 해냈다.
영화가 지닌 진정성의 힘이 <라디오 스타> 를 통해 발현됐기 때문이다.
개봉 이후 영화가 지닌 미덕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으며, 20대는 물론이고, 30, 40, 50대 관객까지 극장을 찾게 했다.
<라디오 스타> 는 남녀노소의 스타가 됐다.



고두심 문소리 엄태웅 공효진 봉태규 등 지명도 높은 배우가 포진해 있으면서도 관심을 받지 못한 영화가 <가족의 탄생> 이다.
오죽했으면 ‘가문의 탄생’이라고 아는 사람도 많았을까. 그래서 서울관객 7만 명을 겨우 넘기는 흥행을 기록했지만 가족이라는 테마를 지닌 세 가지의 큰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고, 배우들의 생활 연기가 빛을 발한다.
삶의 작은 것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김태용 감독의 시선도 놀랍다.
20억원 가량의 적은 제작비로 만든 <가족의 탄생> 은 올해 한국영화 중 숨어 있는 진주다.



MBC 프로덕션과 싸이더스FNH의 합작품인 HD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은 9억원이라는 적은 제작비로 만루 홈런을 친 영화다.
재기발랄한 대사와 캐릭터를 잘 살린 연기, 빠른 호흡과 재미난 구성으로 <달콤, 살벌한 연인> 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서울에서만 76만 8,260만 명을 모았다.
제작비가 높아져가는 한국영화의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또 HD영화는 필름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바꿔놓았다.
충무로와 방송사의 행복한 만남의 예를 제시하며, 제작방식의 다양화를 꾀했다는 것은 <달콤, 살벌한 연인> 의 장점이다.



<천하장사마돈나> 는 <으랏차차 스모부> <워터 보이즈> <스윙걸즈> 등 근래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영화의 색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들 영화는 별거 아닌 듯한 이야기를 잘 다듬어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영화들이다.
하지만 남의 나라 영화라도 장점이 될 수 있다면 잘 수입해서 체화하는 것도 능력이 아닐까? 게다가 <천하장사마돈나> 는 뚜렷한 스타배우가 주연을 맡지 않아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저예산영화뿐만 아니라 한국영화계에 희소식이 됐다.



가끔 이해가 안 되는 흥행 성적이 나오는 영화들이 있는데, 서울에서 7만 6,000명의 관객이 든 <해변의 여인> 이 대표적이다.
아마 ‘홍상수 감독 영화’라는 점이 관객들에게는 좀 따분하거나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었을 텐데, 이처럼 재미난 연애담을 놓쳤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많이 얘기했지만 이전 작보다 경쾌하고 가벼워진 홍상수 감독의 연출과 생활 연기로 거듭난 김승우, 스크린에서 새로운 색깔을 보여준 고현정 연기는 <해변의 여인> 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로 만들었다.
극장에서 놓친 관객이라면 한겨울 안방에서라도 꼭 찾아보길.


솔직히 <구타유발자들> 이 과연 볼 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영화가 취하고 있는 독특한 형식, 마치 사회의 한 단면을 시골 강가로 가지고 온 듯한 이야기 전개와 극단적인 성격의 캐릭터 등은 호감과 비호감이 뚜렷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자체로 <구타유발자들> 은 의미가 있다.
영화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만만치 않기 때문. 올해 한국영화중 최고의 저주받은 컬트영화라 칭해도 될 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타짜> 를 두고 ‘최동훈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재밌는 영화를 만들었을 뿐인데…’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타짜> 는 상업영화의 틀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는 재미있는 영화다.
그리고 그만큼 흥행에도 성공했다.
<타짜> 에서 주목하는 점은 만화 원작을 가장 영화답게 각색해 구성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면 <타짜> 는 주요 캐릭터와 큰 얼개만 가져왔을 뿐 모두 각색과정에서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래에 인터넷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아졌는데, <타짜> 는 그러한 영화들이 본받을 만한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한국영화는 뮤지컬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다세포소녀> <구미호 가족> <삼거리극장> 등이 그 영화들인데, 이들 중 <삼거리극장> 을 선정한 이유는 가장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귀엽게 느껴지는 엽기적인 캐릭터들, 잔인한 장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는 재치 등 이 영화의 장점은 많다.
특히 인지도는 낮지만 연기와 노래와 춤의 삼박자를 갖춘 배우들을 캐스팅해 뮤지컬 영화로서 질을 높인 것도 <삼거리극장> 의 장점이다.



<미녀는 괴로워> 는 근래에 만들어진 한국영화들 중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가장 충실한 영화다.
혼합 장르가 유행이고, 관객들에게 어떤 주제를 주입하려는 감독의 욕심 때문에 각 장르가 지닌 미덕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지만, <미녀는 괴로워> 는 ‘뚱녀’가 성형을 통해 미녀가 됐을 때 겪는 일들과 멋진 남자와의 로맨스에 집중한다.


인공 미인의 가치, 아버지와의 관계, 친구와의 우정 등은 욕심만 부린다면 훨씬 깊게 다룰 수 있지만 일단 로맨틱 코미디 안에서 스쳐지나간다.
마지막 순간에 찡하게 울 수 있는 장면도 놓치지 않는다.
장르영화의 미덕을 잘 지킨 영화가 <미녀는 괴로워> 다.
<조인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