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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매력적인 그리스도인

송준석 교수/존 브라운 대학교(John Brown University)

아이작(Isaac)은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존 브라운 대학(John Brown University, 이하 JBU)의 2학년(sophomore) 학생이다. 며칠 전에 이 학생과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현재 근로장학생(work-study)으로 학교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탁자와 의자 등을 나르고 배치하는 일을 하는데, 가끔은 수십 개의 탁자와 수백 개의 의자를 옮겼다가 다시 정리해서 제자리에 놓아야 해서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근로장학생 업무는 그다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으며 주로 근로장학생 업무 선택권이 제한적인 1학년 학생들이 맡는다고 했다.

아이작 또한 2학년이 되면서 사무 보조같이 육체적으로 덜 힘든 업무에 새로 지원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행사 지원 담당 부서에 남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그러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자신과 함께 가구를 나르는 교직원인 하비에르(Javier) 때문이라고 했다. 하비에르가 어떤 지식을 직접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함께 일을 하며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계속 탁자와 의자를 나르기로 했다는 결정이었다.

아이작의 말에 의하면 그가 하비에르로부터 배운 것 중의 가장 큰 것은 직업윤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보고 있든 보고 있지 않든 하비에르는 본인의 일을 하나님이 주신 일로 여기기 때문에 탁자와 의자가 완벽하게 배치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배운 것은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라고 한다. 늘 가구를 옮기고 정리하는 일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든 날이 많지만, 하비에르는 본인과 함께 일하는 모든 학생과 다른 직원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러나오는 관심과 친절함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이작이 학교에서 생활은 잘 하는지, 공부하는 데 힘든 점은 없는지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주기에 그는 하비에르와 일하면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항상 기쁨이 넘쳤다고 한다. 하비에르의 믿음에서 열매로 맺힌 인성과 태도가 아이작이 JBU에서 있으면서 찾은 큰 배움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필자는 우선 아이작을 칭찬해주었고 필자 또한 하비에르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믿음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매력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 매력은 외모나 실력에서 나오는 매력도 아니고, 사회적 위치에서 나오는 매력도 아니었다. 하루하루 하나님께서 주신 삶에 대해 감사하며 상대하는 사람이 누구더라도 그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대하는 인성과 태도가 그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세상의 눈으로 바라보면 가구를 나르는 일이 그다지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작의 눈으로는 하비에르가 가지고 있던 인성과 태도가 보물로 보였고 그 매력에 끌려 그는 앞으로 졸업할 때까지 탁자와 의자를 나르는 근로장학생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하비에르도 대단하지만, 그로부터의 배움을 보물로 여긴 아이작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좋은 교육은 지적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적 능력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삶에 대한 바른 태도와 바른 인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 특별히 하나님을 믿는 부모는 자녀가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게 함께 기도하며 도와주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대학 입시나 취업에서만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원수도 사랑할 수 있는 따듯한 마음과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 또한 삶의 가치로 여기는 자녀들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작과 이야기를 하며 그도 곧 하비에르처럼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기독교 교육의 공동체를 통해 아이작과 같은 학생들이 더 나오기를 소망하며, 믿음의 어른들도 다음 세대에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더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송준석 교수(tsong@jbu.edu)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2012년부터 존 브라운대학(John Brown University)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역교회에서는 현재 대학부를 섬기고 있다. 송준석 교수의 예전 칼럼들은 www.NextGenChristianEd.com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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