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고] G11 가입, 미국의 초대로 가능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G11 또는 G12로 확대하려 하자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G7 워싱턴 정상회의에 한국·러시아·호주·인도 등 4개국을 초청하면 G11이 되고, 여기에 브라질을 포함하면 G12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를 맞아 새로운 다자 협력체제가 등장할 수 있을까. 새 체제는 글로벌 의제 설정과 주요국의 동의 창출 역량에 달렸을 뿐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뤄지지 않을 거란 점을 G7 결성 이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1973년 10월부터 74년 1월까지 석유 가격은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급등했다. 7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물가상승률은 13.5%나 됐고 실업률도 약 2배로 높아졌다.

1970년대의 세계 경제는 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상실했고, 미국은 더 이상 혼자서 새로운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거나 주요국 간의 갈등을 조정할 수 없었다. G7은 이런 전 지구적 위기 와중에 탄생했다.



G20 체제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G20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재무장관 회의 형식으로 1999년에 처음 개최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워싱턴에서 G20 정상회의로 처음 격상됐다. 그리고 2010년 제5차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G20은 G8(G7+러시아)과의 연계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G20과 경쟁하던 거버넌스 모델도 있었다. 발트해에 접한 독일의 휴양도시 하일리겐담(Heiligendamm)에서 시작된 ‘하일리겐담 프로세스’다. 2007년 하일리겐담 G8 회의에서 G8과 O5(Outreach 5)의 대화가 시작됐다. O5는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다. G8과 O5를 합쳐 G13으로 확대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2008년 일본 도야코 G8 회의에서는 한국·호주·인도네시아 등 3개국이 O5와 함께 초청됐다. G16 체제의 출범도 가능했다. 그러나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후 새롭게 출범한 것은 G20 체제였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적 비중이 큰 신흥 경제국들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쪽으로 그 무렵 아젠다와 이해관계가 재편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8년 금융 위기를 글로벌 국가로 성장하는 기회로 활용했고, G20 체제에 성공적으로 참여했다. 글로벌 의제 설정의 국제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덕분이다.

글로벌 위기 속에서 녹색성장, 글로벌 금융안전망, 개도국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서울 개발 컨센서스’ 의제를 주도적으로 제안했다. 주요국의 동의를 얻어 G20과 OECD의 정책으로까지 채택됐다.

G11 또는 G12 체제의 출범과 한국의 참여는 미국의 초대로만 가능한 일은 아니다. 한국이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 글로벌 의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정치의 중심부로 깊게 들어가야 한다.

선거와 국내 이슈를 넘어서 지구 문제를 조감하는 글로벌한 시각, 자유무역과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동의를 창출하는 신뢰 구축의 전략적 일관성이 필요하다. 역사에서 배우고 경험을 공유하고 주변과 협력하는 것이 글로벌 체제 전환기에 한국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지점이다.


양기웅 / 한림대 글로벌협력대학원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