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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기후 변화와 앨러지 현상

알래스카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 미만을 기록하고 사망자도 12명 정도로 집계돼 이번 달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알래스카주와 주립대학교는 코로나 대응책을 A단계에서 B단계를 낮추었지만 아직도 제약이 많다.

알래스카주 내에서의 이동도 극히 제한적이다. 연구 사이트가 있는 도시 놈(Nome)으로 가려면 시청으로부터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그곳에 도착해도 14일간 격리조치 후 활동할 수 있도록 원주민연합에서 지침을 발표했다. 결국 연구 사이트로의 이동 제한과 격리조치 등으로 올해 연구 활동은 대학 주변으로 한정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월 중순부터 눈 가려움증과 재채기,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페어뱅크스 주민에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앙 알래스카에서 자생하는 자작나무(Birch)의 꽃가루는 매년 생기지만 올해는 양과 발생빈도가 평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도 상승으로 여름이 일찍 시작됐고 이에 따라 자작나무 새싹이 폭발적으로 발아해 꽃가루의 대량 방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페어뱅크스에서 꽃가루 1일 최대량은 2016년에 기록한 단위당 4300개였다. 최대치는 2014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4696개였다. 그런데 올해 페어뱅크스가 7065개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꽃가루가 방출됐는지 알 수 있다. 앨러지와 천식 전문가들도 기록 측정 후 최대치임을 인정했다.



지난 겨울은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됐는데 봄철을 지나면서 중앙 알래스카는 갑작스러운 기온상승과 고온현상을 보였다. 이에 자작나무 꽃가루가 대기로 방출돼 최대 1만2000m까지 제트기류를 타고 상승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한대 산림에서 고농도의 꽃가루가 북반부로 퍼져 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작나무에 이어 침엽수인 가문비나무(spruce)의 꽃가루도 늘고 있고 7월에는 잔디 꽃가루가 이어진다. 최악의 앨러지를 일으키는 것이 자작나무이고 다음이 잔디라고 한다. 비가 온 뒤에 마당이나 빗물이 모인 곳을 보면 노란색의 띠가 보인다. 가문비나무의 꽃가루다. 한국 소나무의 꽃가루 색깔과 비슷하다. 침엽수 꽃가루는 대부분 비슷한 색깔을 띠고 있다.

꽃가루에 대한 몸의 면역반응이 앨러지다. 사람마다 앨러지 증세가 전혀 다르다. 알래스카에서 거주한 지 5년째 되는 해에 앨러지 증세가 나에게 나타났다. 눈두덩은 가렵고, 눈물과 콧물이 폭포수를 이루고, 재채기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5월은 잔인한 달이다.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을 복용하면 좀 낫다. 그래도 코막힘과 수면장애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야외 활동 제약 등의 불편함을 지난 15년간 겪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의 결과로 자작나무의 생태학적 반응인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극지방의 기온이 예전에 비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막연하게 느낄 수도 있는 기후변화의 문제점들이 앨러지 기승 등의 현상으로 이미 우리 주변에 가까이 와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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