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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마스크를 쓰지 않는 미국

한국에서 ‘마스크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독자 이메일을 받고 실감했다. 지난달 미국 감염병 전문가를 인터뷰해 기사를 썼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반 대중은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권고한 이유를 소개했다. 이메일을 보내온 독자들은 CDC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데 기사가 잘못됐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난감했다. 팩트를 기반으로 쓴 기사를 믿지 못할 정도로 한국 사회 불안감이 커진 것 같았다. CDC의 코로나19 예방 수칙 원문을 링크로 첨부해 회신했다.

CDC의 마스크 관련 권고는 대상자에 따라 나뉜다. ①환자가 아닌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 ②아픈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마스크를 써야 한다. ③아픈 사람을 돌보는 사람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도 같다.

한국에선 마스크가 생명줄인데, CDC는 왜 같은 질병 예방법을 다르게 말할까. CDC에 자문하는 윌리엄 쉐프너 밴더빌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자가 질병에 덜 걸린다는 근거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쓰고도 감염되고, 쓰지 않고도 감염되지 않는 사례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부 기관이 쓰라고 권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우선순위 문제도 있다. 보건최고책임자인 제롬 애덤스 박사는 “마스크는 일반인의 코로나 예방에는 효과가 없지만, 의료인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면 사회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고 했다.

미국은 이제 막 감염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은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같은 메시지 전파에 나섰다. 실제로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감염 집중 지역인 시애틀·뉴욕 인근 주민도 마찬가지다. 인구가 밀집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도시에서도 마스크 쓴 사람을 볼 수 없다.

쓰는 게 안 쓰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는 불안감은 이해한다. 순기능도 있다. 손으로 코와 입을 덜 만지고, 만원 버스나 지하철처럼 CDC가 권고하는 6피트(1.8m)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려운 환경에선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쯤 되면 정부와 국민이 마스크에 소모하는 에너지가 과하지 않나 싶다. 코로나발 경제 위기가 닥치고 있는데 경제부처 장관들이 마스크 찾아 뛰고 있다니 하는 얘기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촘촘히 선 줄은 되려 위험을 만든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용기를 낼 때다. 과학이 미국과 한국에서 다를 것 같지 않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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