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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전재산 돌려줘야" 35년간 80억 달러 기부

기부천사 찰스 피니, 마지막 재산도 탈탈
코넬대에 700만 달러 … 임대아파트 살아

자선사업의 대부로 추앙받는 찰스 F 피니(85·사진)가 지난해 말 자신의 모교인 코넬대에 마지막 재산인 700만 달러를 기부해 전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뉴욕타임스는 5일 피니가 지역 봉사활동, 캠퍼스에 기여, 학업성취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학생들을 지원하는 코넬 트래디션 프로그램에 700만 달러를 기부해 "살아있을 때 휴머니티 서비스에 자신의 재산을 다 쓰겠다"는 평생의 믿음을 실천했다고 보도했다.

남은 재산 700만 달러까지 탈탈 털면서 지난 35년간 피니가 세계 각국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기부한 돈은 모두 80억 달러가 됐다. 27억 달러는 미국 밖 나라들 1000여 개 기관에 전해져 대학과 병원을 짓고 인권단체와 의료연구기관, 빈민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됐고 10억 달러는 모교인 코넬대에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국민 건강보험 개혁을 촉구하며 오바마케어를 탄생시키는데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기부한 어떠한 곳에도 그의 이름이 들어간 명패나 프로그램은 없다. 익명을 고집하며 기부활동을 했고 자신의 기업이 법적공방에 휘말리면서 회계장부가 공개되는 바람에 이름이 알려진 후에도 이름을 앞세우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1931년 뉴저지주 아일랜드 이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피니는 어려운 경제형편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궂은일을 도맡으며 생계를 꾸려야 했다. 골프장 케디도 했고 1950년에는 미군 통신병으로 한국전쟁에 참가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1952년 신설된 코넬대 호텔경영학과에 들어갔고 졸업 후 지중해 부근에서 미국 선원들에게 면세로 술을 파는 사업을 시작해 돈을 벌었다. 대학 동창인 로버트 밀러와 공동으로 창업한 면세점 체인 DFS(Duty Free Shoppers)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일약 억만장자가 됐다.

그가 억만장자에 올랐을 때 언론들은 그를 돈만 밝히는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로 평가했다. 언론 인터뷰를 사양한 데다 은둔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1982년 애틀랜틱 자선재단을 설립하고 익명으로 기부활동을 시작했다. 1984년에는 DFS그룹 체인 지분 38.75%를 포함해 자신의 전 재산을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돈을 계속 기부했음에도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IT 선도기업에 대한 페니의 안목있는 투자로 재산은 더욱 크게 불어났다.

그러다 1997년 DFS그룹이 법적 공법에 휘말리면서 그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는 자신의 명의로 된 집도 차도 없다. 부인과 함께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필요하면 버스를 탄다.

싸구려 비닐가방에 책 한권 넣고 다니고 허름한 식당에서 부인과 수다를 떨며 식사를 하거나 햄버거를 즐겨 먹는다.

아이들에게도 방학이면 직접 일을 해 용돈을 벌게 했고 지금 재산은 자신들의 것이 아님을 늘 알렸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뉴욕에 살던 두 딸이 휴대폰 요금이 많이 나오자 휴대폰 계정을 해지했는데 전화 없이 살 수 없다며 투정하는 딸들에게 시내 공중전화박스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건네줬다는 것.

피니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달려간 어머니에게 선행을 배웠다"며 "죽고 나서 기부하는 것 보다 살아있을 때 기부하는 게 훨씬 즐겁고 받는 이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결코 도움을 자랑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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