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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따움' 없는 아모레의 갑질

기획취재:가맹점 상대 '횡포성' 경영

계약에 없는 업그레이드 비용
가맹점주들이 대부분 부담
가맹점 쪼개기·직영 개점에
기존 업소들 매출 감소 피해
아모레측 "재투자 개념" 설명


최근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 미주지사의 일방적인 경영 방침에 가맹점 업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 본사는 2015년 대리점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뒤 경영 쇄신책들을 연달아 내놓았지만, 미주 지역에는 그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가맹점 업주들에 따르면 아모레는 지난 2014년부터 미주지역 가맹점 명칭을 '아리따움(ARITAUM)'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신개념 럭셔리 뷰티숍으로 기존 업소들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경영 전략이었다.

문제는 10만~20만 달러에 달하는 업그레이드 비용이다. 계약서에는 전혀 없는 비용이지만 부담은 '을'의 입장인 가맹점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아리따움으로 바꾸지 않으면 아모레 일부 브랜드 제품을 팔 수 없다. 업주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LA한인타운내 가맹점주 A씨는 "어쩔 수 없이 18만 달러 융자를 얻었다"고 했다. 또 B씨는 "20만 달러 견적을 받아놓고 아모레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중"이라고 했다.

아모레가 일률적으로 정한 '가맹점 크기'도 업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가맹점주 C씨는 "본사 직원이 나와서 아리따움 브랜드 매장 최소 규격보다 우리 매장의 크기가 작아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매장의 크기를 키우라고 했다"고 말했다.

매장 면적을 늘리면 렌트비도 더 내야한다. 매출 증가가 불확실한 상황에 큰 돈을 쓰고, 고정 지출까지 늘리도록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업주들이 비용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지적에 아모레 미주지사의 알렉스 김 매니저는 "계약상에 업그레이드 비용 부담 조항은 없다"면서도 "개인 사업에 본인이 재투자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매니저는 "화장품 가게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비용이 무조건 싸야한다는 생각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럭셔리 뷰티숍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업주들의 불만은 업그레이드 비용만이 아니다. 아모레의 공격적인 출점 경영 역시 일부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2015년 아모레는 하와이에 4개의 직영 매장을 개점했다. 이중 한곳은 지난 30년간 아모레만 팔아온 가맹점과 5분 거리에 있다. 하와이 가맹점의 이재열 사장은 "힘없는 가맹점이 본사 직영 매장에 포위당했다"고 말했다.

LA의 가맹점 수도 기존 4개에서 지난해 6개로 늘었다. 가주 전역의 25개 지점 중 24%가 불과 2.7 스퀘어마일의 좁은 지역에 밀집된 셈이다. 가맹점주 D씨는 "뻔한 매출을 6개 업소가 나누는 바람에 지난해 연말 대목 수익이 20% 줄었다"며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되기 뻔한데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신규 허가를 내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맹점 허가 기준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모레의 김 매니저는 "영업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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