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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도청 지시" 증거 못내놓는 트럼프

"넓은 의미 염탐, 감시 뜻해"
측근들 도청 주장서 발 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거주하는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을 지시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하원 정보위원회가 13일까지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CNN방송은 13일 션 스파이서 대변인이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에 대해 트윗했을 때 도청을 뜻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얻기 위해 감시 혹은 다른 활동을 했음을 뜻하는 넓은 의미의 도청이었다"고 말하며 기존의 도청 지시 주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감시활동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의미로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이날 설명은 하원 정보위가 법무부에 요구한 증거제시 마감시한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스파이서 대변인에 앞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전날 뉴저지주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대방을 염탐하고 감시하는데는 많은 방법이 있다"며 "전화는 물론 TV세트, 마이크로오븐도 염탐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해 구체적인 물증이 없음을 시사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법을 어겼다면 이는 아주 중대한 사안"이라며 "대통령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미국 국민에게 빚지고 있는 관련 정보를 내놓든지 아니면 의혹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자신들의 도청 주장을 철회하는 대신 또 다른 의혹 제기로 맞서고 있다. 믹 멀버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13일 CNN 대담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오바마 정부가 실업률을 실제보다 낮게 보이도록 실제 노동 인구 숫자를 조작했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고 주장했다. 멀버니 국장 역시 고용지표 조작을 증명할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트위터에서 "오바마케어는 붕괴 중이고 2017년은 아직까진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며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런 곤경을 벗어나고자 합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 정부가 전임 정부를 향한 근거 없는 각종 의혹 제기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고 보고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멕시코 장벽 건설과 관련,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공식서한을 보내 장벽 건설 예산을 연방정부의 필수 예산안에 편성할 경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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