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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도 바리스타도 점원도 없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09/16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7/09/15 19:48

기획르포: 테크투어(Tech Tour)
'로봇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가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위치한 카페X의 바리스타 로봇 '골든'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위치한 카페X의 바리스타 로봇 '골든'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백화점 안내를 맡고 있는 로봇 '페퍼'다. 가슴에 달린 아이패드를 누르면 춤도 추고 셀카도 찍는다.

백화점 안내를 맡고 있는 로봇 '페퍼'다. 가슴에 달린 아이패드를 누르면 춤도 추고 셀카도 찍는다.

무인 식당 '잇사' 5분 만에 요리
카페선 로봇팔 쉼없이 커피내려
백화점 매장 안내하는 '페퍼'

원격 조종 로봇이 업소 문 닫고
호텔선 한국어 음성 명령 인식
인간 관계 시행착오도 데이터


"구글이 신이 되는 세상이 온다."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순서화된 문제 해결 절차 프로그램)이 인간의 모든 것을 간파하고 예측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이미 인간 의사보다 오류가 없는 AI 의사가 판사보다 더 치우침 없는 AI 법률가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본지는 그 신기술이 집약된 실리콘 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을 찾았다. 요리사 없는 식당 바리스타가 없는 커피숍 원격 조종 로봇 판매점 등 현재가 된 미래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데이터는 경계가 없다(Data without boarders)'.

101번 프리웨이 왼쪽으로 IT기업의 대형 광고판이 등대처럼 우뚝 섰다. LA를 출발해 7시간가량 차를 몰아 도착한 샌프란시스코의 첫 풍경이다.

첫 방문지는 '서부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파이낸셜 디스트릭에 위치한 무인 식당 '잇사(EATSA)'다. 지난해 3월 120만 달러를 투자해 문을 열었다. 한 택시 기사는 "나도 가보고 싶었다"며 "이미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명소"라고 했다.

매장 내부에 설치된 아이패드를 눌러 4.44달러짜리 타코 보울을 주문했다. 메뉴는 쌀과 콩 등 곡류로 만든 보울 종류와 샐러드 초콜릿 음료 등이 있다. 칼로리를 확인하고 내용물들을 직접 고를 수도 있다.

주문한 지 5분 정도 지나자 벽에 설치된 서랍장 형태의 칸막이에서 완성된 음식이 스르륵하고 나왔다. 냉정한 평가를 각오하고 먹어봤다. 으깬 아보카도와 토마토 실란트로는 신선해서 아삭거렸다. 익힌 계란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다.

영업시간은 요일마다 조금 다르지만 오전 7시 30분에 열고 오후 5시쯤 닫는다. 점심시간에 손님이 가장 많다. 물론 팁은 주지 않아도 된다.

중심가인 유니언스퀘어 남쪽으로 20분가량 걸어 로봇 '골든'이 커피를 내리는 '카페X'에 도착했다. AMC 영화관이 있는 건물 1층에 있다. 카페에서는 벌써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로봇 골든을 촬영을 하고 있었다. 골든은 흰색 로봇팔이다. 유리 캡슐안에서 커피를 만든다.

카페 X에는 짙은 아라비아커피로 유명한 피츠(PEETS coffee)와 지난해 굿푸드어워즈를 받은 이퀘이터(EQUATOR) 등 4개 브랜드의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각 브랜드의 원두를 고른 뒤 아메리카노 라테 등 커피 종류를 선택하고 바닐라 설탕 등을 추가하면 된다.

에스프레소 마키아토에 해이즐넛 향을 추가했다. 3.38달러. 주문한 지 2~3분 만에 골든은 총알같이 커피를 내렸다. 스타벅스에서 길게 줄서서 '내 커피가 언제 나오나' 바리스타의 손만 조급히 바라봤던 날은 과거다.

카페X의 직원 마틴 스케리씨는 "조만간 샌프란시스코 베이 일대에 매장을 3~4곳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다운타운 니먼 마커스 백화점 4층에는 '디지털 거울'이 있다. 2미터 크기의 대형 거울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이용자가 옷을 입고 돌면 카메라가 360도로 촬영해 이메일로 보내준다.

이용자는 이메일을 통해 친구나 가족들에게 정확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또 기록들을 차곡차곡 저장하다보면 내 옷장에 어떤 옷이 있는지 어떤 옷이 필요한지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

웨스터필드 샌프란시스코 센터 백화점에는 로봇 페퍼가 손님을 맞이한다. 이용자가 로봇에 설치된 아이패드를 누르면 로봇이 춤도 추고 손님과 셀카(셀프카메라)도 찍는다.

둘째 날 다시 101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IT업체들이 밀집한 팔로 앨토(Palo Alto)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구글과 어도비 등 IT 대표기업들의 본사 애플스토어 등 다양한 매장들이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수터블(Suitable Technologies)'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 '빔(BEAM)'이다. 원격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로봇을 만든다. 빔의 매장에는 직원이 없다. 대신 62인치 높이의 원격 조종 로봇 2대가 입구에 서서 손님을 맞이한다.

먼 거리에 있는 직원이 로봇에 설치된 17인치 모니터를 통해 손님과 대화한다. 손님을 따라다니며 이동할 수 있고 가게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덕분에 다른 업소들은 폐점한 시간인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하고 있다.

팔로 앨토와 193마일 떨어진 치코에 사는 직원 매트는 "로봇 빔은 경비 가정교사 등 원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볼 수 있게 한다"며 모니터를 통해 설명했다. 빨리 움직일 수 있냐고 물어보니 사람의 걸음걸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매장을 돌아다녔다. 가격은 1만4000달러다.

이제 유학 간 자녀가 집 청소를 잘하고 있나 늦게 들어오지 않는지 전화로 물어볼 필요가 없다. 빔 로봇을 원격으로 조정해 딸의 집을 휘젓고 다니며 확인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식 진한 커피로 유명한 '쿠파 카페(Coupa Cafe)'에는 젊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노트북을 열고 코딩 작업을 하고 있다.

쿠파 카페는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계산할 수 있는 드문 업소다. 4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 현지 뉴스매체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시세에 대해 거품논란이 일면서 비트코인 계산 고객이 크게 줄었다.

샌호세에 위치한 테크 뮤지엄에는 주인과 교감할 수 있는 소셜로봇과 심장 박동 수를 측정해 심리 안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컴퓨터 마우스 등이 소개돼 있다. 또 냄새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 스티커형 백신 등 바이오 산업과 IT 기술의 현주소를 밀도 있게 보여준다.

또 뇌파 측정기술이 개발돼 사람의 심리도 측정할수 있게 됐다.

알로파 샌타클라라 호텔의 객실에는 고객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홈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목소리로 에어컨 온도와 실내등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인간과 로봇의 동거는 이미 현실이다. 묵시록의 서문은 활짝 열렸다.
무인 전자동 간이식당 잇사에서 한 손님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무인 전자동 간이식당 잇사에서 한 손님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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