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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새해 첫날 저승에 다녀왔다

2018년도 벌써 한 주가 흘렀다.

새해 며칠 사이에 경험한 일과 나에게 의미 있었던 이슈를 정리하면서 한 해를 시작하려 한다. 칼럼이 반드시 한 이슈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옴니버스 방식으로 말이다.



# 새해 첫날 가족과 함께 저승에 다녀왔다. 어두운 공간에서 가만히 앉아 7개의 지옥을 간접 체험했다. 139분이 지난 뒤 다시 이승으로 돌아왔다. 신선한 공기와 밝은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죽어도 환생하기 힘들겠다. 하지만, 내게 남은 시간만큼은 후회 없이 살도록 노력해야지!"라는 어설픈 다짐을 했다.



영화 '신과 함께'는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 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이 저승차사 3인과 함께 저승에 있는 7개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받는 과정을 통해 이승에서의 삶을 돌아보고 애틋한 가족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에는 모두 7개(살인·나태·거짓·불의·배신·폭력·천륜) 지옥이 나온다. 영화는 내가 살인하지 않았고 나태하지 않았으며 불의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여기며 살아왔어도 지옥에서의 판단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관점에서, 제3자의 관점에서 나의 언행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 한국의 한 은행에서 발행한 달력에 인공기가 '버젓이' 들어 있다고 자유한국당이 난리다. 당 대표와 수석대변인이 나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으며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려스럽다는 평을 내놓는다. 심지어 안보 불감증까지 언급했다.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한 초등학생이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통일나무를 한가운데 그렸고 이 나무가 두 팔 가지를 뻗어 한 가지에는 태극기, 반대편 가지에는 인공기를 들고 있는 그림이다. 4방 귀퉁이에는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사이 좋게 어깨동무하며 웃고 있는 장면도 담겨 있다. 색깔 논쟁도 이 정도면 정신병자 수준이다. 통일 염원을 담아 태극기와 인공기를 함께 그린 초등학생 그림은 이전에도 수없이 많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통일부가 후원하거나 주최한 미술대회에서 '인공기 통일 그림' 수상작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민을 개돼지로 알지 않고서야 어떻게 초등학생 그림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 미국의 기업가정신이 퇴색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애플이 신제품을 더 팔기 위해 구매자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구형 아이폰의 건전지 수명을 의도적으로 낮춘 사실이 밝혀진 '배터리 게이트'에 이어 이번에는 인텔에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에 사용하는 핵심 반도체 칩에서 치명적인 보안 결함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소비자에게 밝히지 않은 채 깔고 뭉개다 들통난 'CPU 게이트'가 터져나왔다. 이 두 사건 모두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기업가정신은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동반한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의 대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보다는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다.



# 남북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지원을 놓고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있다. 북한 문제는 소탐대실하지 말고 대도무문의 자세로 나가는 것이 맞다.


김병일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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