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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픈뱅크'의 보이지 않는 힘

지난달 오픈뱅크의 지주사 OP뱅콥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기업공개(IPO)작업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이로써 오픈뱅크는 한인은행 역사상 나라, 윌셔, 한미, 중앙, BBCN, 뱅크오브호프에 이어서 7번째 나스닥 상장은행이 됐다. 그렇지만, 한인은행간 인수합병(M&A) 때문에 오픈뱅크가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에 이어 3번째 현존하는 상장은행이다. 남가주에 본사를 둔 한인은행 7곳 중 은행 자산 규모로는 5번째지만 말이다.

한인 은행권은 자산규모 5번째 은행이 어떻게 3번·4번째보다 먼저 기업공개를 할 수 있었고 어떻게 7개월 만에 가능했는가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몇몇 은행 이사들을 비롯해서 일부 관계자들은 담당 기자인 필자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때마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도달한 결론은 화합·단결의 리더십이었다. 오픈뱅크는 행장을 중심으로 임직원과 이사회 모두 하나가 돼서 같은 방향을 보면서 달렸다고 전했다. 행장(경영진)과 이사장(이사회)의 두 리더가 서로 포용하고 화합하면서 일치단결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다.



이사회는 경영진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경영진을 독려하고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역할도 해야한다. 만약 경영진과 이사회가 마찰이 있었다거나 이사회가 경영진을 불신하고 은행 경영에 사사건건 참견했다면 상장 기간은 훨씬 더 오래 걸렸거나 아니면 아예 무산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혹자는 '배가 아예 가라앉을 수도 있는데 산이라도 가면 다행'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기자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사례를 더 자주 목격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인단체들의 내분에서부터 동업으로 시작한 기업의 성장과 불화에 따른 몰락이라는 과정을 진짜 많아 봐왔다.

사공 격인 조직의 리더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미래은행이 있다.

2009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당시 한인은행들도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그중에서도 미래은행의 앞날은 풍전등화였다. 미래은행이 존폐의 갈림길에 섰을 때 행장과 이사장이 따로 놀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중엔 모두 자기의 직무에서 손을 뗐다. 그 결과는 한인은행 처음으로 정부에 의해 폐쇄된 은행이라는 오명이었다. 오픈뱅크는 2명의 사공이 합심해서 성공을 이룬 경우고 미래은행은 2명의 리더의 불협화음에 배가 침몰하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조직의 리더들이 서로 마음을 모으고 단결해서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해야만 조직원들은 유기체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위기를 극복하거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조직 전체가 진일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가 자신의 역할에서 벗어나 다른 리더와 반목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 조직은 몰락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하게 된다는 걸 일깨워 준다 하겠다.


진성철 /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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