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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유방암 안 걸린다? 가슴 멍울 만져지면 의심!

유전ㆍ가족력이 주요 원인
여성호르몬 > 남성호르몬
간 기능 떨어져도 발병 가능

최근 유방암에 걸린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남성의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드물지만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남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여성의 1% 수준이다. 문제는 남성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조기 발견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남성 가운데 수치심.우울감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정심교 기자

남자가 유방암에 걸리는 원인은 뭘까. 유방.갑상선암센터 박찬흔(한국유방암학회 고문) 교수는 "여성과 마찬가지로 유전이나 가족력이 남성 유방암의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인데, 종류에 따라 BRCA1과 BRCA2가 있다.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는 여성 유방암 환자,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는 남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길병원 여성암센터 박흥규(한국유방암학회 정보이사) 교수는 "남성 유방암 환자 100명 중 60~70명이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돌연변이를 가진 남성은 일생 동안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의 최고 100배나 된다는 것.

생활습관이 같은 가족은 유방암 남녀 환자가 여러 명 나타날 수 있다. 직계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남성은 유방암 환자가 없는 남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두세 배 정도 된다. 남성 유방암 환자의 약 20%는 직계가족 중 여성 유방암 환자가 있다.

혈액검사로 돌연변이 유전자 확인

호르몬 불균형도 남성 유방암을 유발한다.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보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비율이 높은 남성은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탈모나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면 여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져 남성 유방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성전환자도 유방암 위험군에 속한다. 남성 가운데 정상인보다 X염색체가 하나 더 많은 클라인펠터(Klinefelter) 증후군 환자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고환이 작고 가슴이 여성처럼 발달한다. 이 증후군 환자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의 최고 50배나 된다. 남성의 유방이 커졌다면 유방암이 의심될 수 있다.

간 기능이 크게 떨어져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간에서 여성호르몬을 대사해야 하는데, 이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남성의 체내 여성호르몬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박찬흔 교수는 "과음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최고 6배나 된다"고 말했다. X선 촬영 같은 이온화 방사선이나 고열 및 전자기파에 많이 노출돼도 남성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암 덩어리 림프절 전이 후 발견 많아

남성 유방암은 암 덩어리가 림프절까지 전이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은 여성보다 유방 조직이 작고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발견 시기가 늦은 편이다.

부모 중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해 유방암에 걸렸거나 직계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남성은 유방암 발병 위험군에 속한다. 이 경우 유방암센터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박찬흔 교수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남성은 6개월마다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방암 발병 위험군에 속하면서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면 즉시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남성 유방암을 예방하는 권고안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유방암 발병 위험군에 속한 남성은 평소 과음 및 서구화된 식습관을 피하고 운동을 생활화해 비만을 막도록 한다.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유두 아랫부분에서 단단한 혹이나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면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두 또는 그 주변 피부에 궤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남성 유방암은 여성 유방암과 치료법이 거의 같다.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호르몬요법, 표적치료법 등이 있다. 이 중 대표적 치료법인 수술은 여성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의 전체 또는 부분을 절제한다.

박흥규 교수는 "남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남성성 상실이나 여성화와는 관계없다"며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되므로 수치스러워하지 말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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