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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국수 씹는 맛"…최근 닭가슴살 수요 급증

사육기간 단축 육질 물렁
업계 해결책 찾기에 나서

닭가슴살 수요 급증으로 닭 사육기간을 줄이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닭가슴살 수요 급증으로 닭 사육기간을 줄이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물렁물렁해 씹는 맛이 안 나는 닭가슴살. 육질이 질기고 단단해 '나무토막 가슴살(woody breast)'로 불리는 닭고기. 흰 줄무늬가 많은 닭가슴살. 닭고기 사육.가공업체들이 질 낮은 닭고기 때문에 고민이 깊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닭고기 업체들은 소비자 기호에 맞추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닭 사육 방식 개선에 초점을 맞춰왔다. 품종을 개량해 사육 기간을 줄이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부위를 발달시켜 시장을 키웠지만, 그 과정에서 고기 맛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닭고기 업체들이 2억 달러를 투자해 닭가슴살 본래의 맛과 질감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최근 근육질 몸만들기가 유행하면서 닭가슴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닭을 더 빨리, 더 크게 키우기 위한 업체의 노력도 커졌다.

지난해 타이슨푸드, 필그림프라이드, 퍼듀팜, 샌더슨팜 같은 대형 육가공 기업들은 치킨 너깃, 치킨 텐더 같은 닭고기 제품을 1905만t 생산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품질이다. 손쉽게 찢어지고,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구멍이 뚫릴 정도로 물렁물렁한 닭가슴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연구자들은 이를 '스파게티 닭고기'라고 부른다. 잘게 찢으면 길쭉길쭉한 모양이 스파게티 면을 닮은 데다 씹는 맛도 푹 익은 면처럼 맛없다는 뜻이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견됐다. 샘플링 결과 전체 닭가슴살의 4~5%가량이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문제의식이 퍼졌다.

이탈리아 볼로냐대 마씨밀리아노 페트라치 교수는 "흰 줄무늬 현상은 2010년께, 나무토막 가슴살은 2013년께부터 학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너무 무르거나 질긴 닭고기는 닭을 육종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추정된다. 육종은 가축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전질을 개선하거나 변경해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기술이다. 닭가슴살 수요 증가에 맞춰 가슴 근육량이 발달한 품종으로 개량하는 게 한 예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닭가슴살은 일반 닭고기보다 가격이 13%가량 비싸다.

전국닭고기협회에 따르면 유전자 개량 덕분에 이젠 6파운드짜리 닭을 키우는 데 47일이면 충분하다. 50년 전보다 사육 속도가 두 배로 빨라졌다. 페트라치 교수는 "닭 사육 기간 단축과 품질 이상은 연관있다"고 말했다. 닭의 가슴살 근육조직이 자라는 속도가 순환기계통이 발달하는 속도보다 빨라 산소 공급이 충분치 않다보니 근섬유 발달이 더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기 질감에 변화가 올 수 있다.

닭고기 가공업체와 외식업체들은 사육 기간과 방식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샌더슨팜은 도축 시점을 앞당겨 나무토막 닭고기를 절반으로 줄였다.

햄버거 체인 웬디스는 2016년 그릴 치킨 샌드위치가 질기다는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자 이듬해 작은 닭으로 바꿨다. 3000만 달러 추가 비용이 들었지만 맛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홀푸드마켓은 2016년부터 동물복지와 품질 향상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제대로 키우는 닭고기로 상품을 교체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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