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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협상 원점 아니다"···'김칫국' 트윗엔 "적절치 않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02 20:01

'김칫국' 에이브럼스 3일에도 추가 트윗
외교부 "공식 반응 없다"면서도 내심 불쾌
10차 SMA서도 막판 트럼프가 원점으로 돌려
그로부터 두 달 뒤 타결, 이번에도 반전될까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막판에 와서 한·미 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등 한국 정부 내에서 “잠정 타결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온지 얼마 안 돼 미 정부 여러 급에서 “타결되지 않았다” “협상은 진행 중”이라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여기다 2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김칫국 트윗’이 더해지며 자칫 감정 싸움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트윗에 “새로 배운 한국어 표현”이라며 “김칫국 마시다”라는 문장을 리트윗하면서다. 한·미가 SMA로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 한국 정부를 겨냥하는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관련 보도가 이어진 3일에도 전날 트윗에 대한 반응 없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이자(kill the virus)”는 트윗을 새로 올렸다. “(확진자 수 증가)곡선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곡선을 짓눌러야(squash) 한다”면서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는 “내놓을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지만, 내심 부글부글한 분위기도 읽힌다. 한 소식통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한국어의 ‘김칫국’에 담긴 부정적 뉘앙스까지는 몰랐을 수 있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며 “(한국어에는)‘오얏나무 아래 갓끈 고치지 말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단순 해프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앞서 1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의 무급휴직을 발표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가슴이 아프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랬던 그가 하루 만에 ‘외교적 수사’와 전혀 거리가 먼 글을 올리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점에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김칫국=방위비 문제’라고 콕 찍어 올린 것도 아니어서 외교적으로 문제 삼기 애매한 측면도 있다. 논란이 된 것 자체가 민감한 협상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지난 31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절반에 대해 무급휴가를 발표하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처]






관건은 SMA 협상이 장기화할 것인가 여부다. 외교부는 2일 “고위급에서도 계속 협의를 해왔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틀 전 정은보 SMA 협상 대표가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했던 것에서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와 관련 정통한 소식통은 “‘마지막 점’을 찍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면서도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든지, 실무 차원에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든지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결국 ‘트럼프 리스크’에 막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 NBC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주한미군 무급휴직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보고’에 들어갔는데, 이후 미측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SMA 총액 타결과 관련해선 실무진의 의견을 최종 승인하지 않았을 수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노퍽항구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진에게 우산을 쓴 채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 호의 뉴욕 출항식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리스크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도 아니다. 지난 10차 SMA 때도 협상 막바지에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2018년 12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협상팀이 12억 달러 이상(약 1조 4000억원) 요구로 ‘원점 회귀’를 한 것이다. 그해 3월 10차 SMA 협상이 시작했을 때 미국 측이 요구한 액수와 비슷했다. 비슷한 시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도 청와대에서 실장급 인사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다시 한번 전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ㆍ미는 그로부터 두 달 뒤 ‘적용 기간 1년, 총액 1조 389억원’으로 최종 타결을 했다. 10차에 비해 5배 이상 증액을 요구한 11차 SMA에서도 ‘극적 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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