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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미국 대통령 중 열등생은

한 조사에서 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성적에서 꼴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된 적이 있다. 아마도 사사건건 충동적이고 도전적인 발언을 하는 것으로 많은 점수를 잃은 것 같다. 어차피 누군가는 최악의 대통령으로 등수가 매겨지겠지만, 우수한 대통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훌륭히 대통령직을 수행한 대통령을 본보기로 삼아 참고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지만, 최악의 대통령들이 어떻게 했는가를 한 번쯤 분석해서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다른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등수가 최하위인 10명의 대통령을 덜 열등한 대통령에서 더 열등한 대통령 순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Best 10’이 아니라 ‘Worst 10’인 셈이다.

현 대통령을 빼고, 최악의 대통령 순위 10등에 걸린 대통령은 31대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 대통령이다. 그는 1929년 경제 대공황을 막지 못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악 9등에는 12대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대통령이 뽑혔다. 멕시코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유명한 장군이었다. 이 덕택에 대통령 후보에 추대되어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으나 노예제도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고생했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느라 너무 애쓴 까닭인지 취임 16개월 만에 사망했다. 최악 8등은 18대 율리시즈 그랜트(Ulysses Grant) 대통령이 차지했다. 남북전쟁 동안에 북군의 총사령관을 맡아 전쟁을 마무리 지어 큰 공을 세웠다. 그 덕택에 대통령에 선출되어 한 번 연임까지 했으나 인기는 바닥에 가깝다. 본인은 깨끗했으나 사람을 잘 못 기용하여 그의 재임 동안 엄청난 부정부패가 만연했었다.

최악 7등은 10대 존 타일러(John Tyler) 대통령이다. 그는 원래 부통령이었으나 대통령이던 윌리엄 해리슨(William Harrison) 대통령이 취임 후 한 달 만에 사망하는 바람에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은행 설립 문제로 소속 정당 의원들과 마찰을 일으켜 취임 5개월 만에 소속 정당에서 쫓겨나고 내각은 전원 사퇴해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탄핵에 소추되기도 했으나 탄핵은 면했다. 6등은 9대 윌리엄 해리슨(William Harrison) 대통령이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것에 너무 감격했는지 추운 날씨에 취임연설을 2시간 이상 길게 하다가 폐렴에 걸려 병상에 있다가 그대로 한 달 만에 사망해 버렸다. 대통령 자격으로 한 일이 거의 없으므로 평가의 대상이 되지도 않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낮게 평가되는가 보다.

최악 5등은 13대 밀러드 필모어(Millard Fillmore) 대통령이다. 그는 원래 12대 테일러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으로 있다가 그가 사망하면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노예 제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해 남북전쟁이 일어나는 데에 방조했다는 이유로 낮게 평가된다. 4등은 14대 프랭클린 피어스(Franklin Pierce) 대통령이다. 그는 특별히 잘못한 일은 없으나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낮은 순위를 차지한다. 최악 3등은 17대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 대통령이다. 그는 부통령으로 있다가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바람에 엉겁결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 소속 정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너무 남부의 편을 들다가 인기가 없어지며 탄핵에 소추되어 상원에서 한 표 차로 탄핵을 면한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최악 2등은 29대 워렌 하딩(Warren Harding) 대통령이다. 그는 잘생긴 인물에 걸맞지 않게도 부패한 친구들을 내각에 기용하는 바람에 총체적인 부정부패 정권을 유지하다가 재임 중 사망했다. 게다가 바람을 피우다 들켜서 영부인이 독살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대망의 불명예 1등은 15대 제임스 뷰캐넌(James Buchanan) 대통령이 차지했다. 그는 동성연애자라는 소문이 있는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는 전혀 결혼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전임 대통령 시절의 부통령과 15년 동안 한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가 가장 낮게 평가되는 주요 이유는 노예제도 논쟁을 매끈하게 처리하지 못해 남북전쟁이 일어나게 한 책임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평가가 전적으로 옳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성적이 하위인 대통령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역대 과거 대통령들과는 달리 현역 대통령은 지금은 비록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인기를 만회할 시간이 있으므로 시간이 두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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