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임, 애틀랜타 한인 가톨릭 교계도 놀라
교황 베네딕토 16세 전격 사임
85세의 교황은 이날 아침 바티칸 추기경 모임에서 라틴어로 이 같은 결정을 공표했다. 그는 교황 직을 수행하는 데는 “마음과 몸 양쪽 모두의 힘”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 앞에서 거듭 양심을 살펴본 바, 노령에 따라 본인의 체력이 더 이상 성 베드로 후계자직을 충분히 수행하기에 맞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마지막 교황은 1415년 그레고리 7세이다. 당시 그는 서로마 캐톨릭 교회가 분열돼 교황 자리를 놓고 두 명이 경쟁을 벌이게 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합의에 따라 스스로 물러났다.
이와 관련, 애틀랜타 한인 카톨릭 교회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애틀랜타 성 김대건 한인 천주교회의 류형렬 류도비코 주임신부는 11일 “6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놀랄 수 밖에 없다”며 “언론에 보도된 대로 연세가 높은데가 건강상의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신부는 “이전 교황이셨던 요한 바오로 2세도 파킨슨 지병으로 고생을 했다고 들었다. 그 때 교회법이 개정돼 사임이 가능해진 것으로 안다”며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시면 아무래도 카톨릭 교회내 다양한 변화들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틀랜타 성당 관계자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다운타운 성당의 한 신부는 AJC와의 인터뷰에서 “교회를 위해 어떤 결정이 좋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으셨던 것 같다”며 “외부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지금은 그저 기도할 때”라고 말했다.
홀리 스피릿 카톨릭 교회 교구의 조 워드씨도 교황 사임에 대해 “(교황 사임은)들어본 적이 없는 일이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성 앤드류 성당에 다니는 데이브 카파노 씨도 “건강상의 문제로 사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 중순까지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80세 미만의 추기경들만 이 비밀 선거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현재 120명의 추기경이 이에 해당한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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